주가 뒤의 숫자
신원종합개발, 70억 흑자에도 시행사 대여금 만기 2027년으로 연장
돈을 빌린 헌인마을 시행사는 자본총계 마이너스 2,411억 원으로 부채가 자산을 넘어선 상태다.

2026년 상반기 신원종합개발은 70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습니다.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에서는 2025년 93위로 100위권에 진입했고 2026년에는 87위로 순위가 상승했지요. 그런데 10월 21일 종가 2,150원 기준 시가총액은 약 251억 원입니다. 6월 말 자본총계 1,193억 원과 비교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1배입니다. 이익을 내고 시공능력 순위도 오른 회사가 시장에서 낮은 평가를 받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사업 과정에서 생긴 어떤 부담을 함께 봐야 할까요.
재무제표에는 부담을 덜어낸 흔적이 있습니다. 지난 5월 29일 광명의 정우연립 소규모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대출을 전액 상환하면서 신원종합개발의 해당 본PF 연대보증이 해소됐습니다. 6월 말 현금과 단기투자자산은 214억 원이고, 유동자산에서 부채총계를 뺀 금액은 698억 원입니다. 다만 유동자산 1,899억 원 가운데 단기대여금 장부금액이 480억 원으로 약 4분의 1을 차지합니다. 이 자금이 어떤 사업에 제공됐는지 보면 시공 실적과 함께 살펴야 할 관계가 드러납니다.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 고급 주택단지 개발사업에서 신원종합개발은 사업관리(PM) 및 시공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했습니다. 9월 23일 공시에 따르면 시행사 어퍼하우스헌인에 자금을 빌려준 목적은 카펠라 호텔 그룹의 관리와 서비스 시설 운영을 포함한 업무협업 계약을 이행하는 데 있습니다. 신원종합개발은 개발사업에 참여하면서 시행사에 자금도 제공한 것이지요. 어퍼하우스헌인의 최대주주는 신원종합개발의 최대주주와 같은 우진호로, 신원종합개발은 반기보고서에서도 어퍼하우스헌인을 특수관계자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6월 말 신원종합개발이 어퍼하우스헌인에 대해 보유한 기타채권 잔액은 363억 원입니다. 신원종합개발은 상반기에 어퍼하우스헌인에 57억 원을 추가로 빌려줬지만 회수한 대여금은 없었습니다. 이후 9월 23일 공시에 기재된 어퍼하우스헌인에 대한 총대여잔액은 343억 원입니다. 신원종합개발은 그 가운데 2024년 9월 빌려준 66억 원의 상환 만기를 2027년 9월 23일까지 연장했습니다. 해당 대여금의 이율은 연 4.6%입니다.
헌인마을 관련 자금 제공은 수년에 걸쳐 이어졌습니다. 신원종합개발은 4월 24일에도 어퍼하우스헌인에 대한 75억 원의 대여 만기를 2027년 4월 23일까지 연장했는데요. 공동사업 진행을 위해 2018년 10월 빌려준 돈으로, 이번 연장 건의 이율은 연 9%입니다. 사업 참여를 위해 제공한 자금의 회수 일정이 공사를 수행해 이익을 내는 일정과 별도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신원종합개발은 천안운전지구 도시개발사업에도 자금을 제공했습니다. 신원종합개발은 더블유제이종합개발에 토지계약금으로 빌려준 111억 원의 상환 만기를 지난 4월 10일에 2027년 4월 10일까지 연장했습니다. 이 대여금은 2022년 4월에 빌려준 자금으로, 이번에 만기를 연장한 대여금의 이율은 0%입니다. 회사는 헌인마을에서는 사업관리와 시공 참여를 위한 협업에, 천안운전지구에서는 사업 부지의 토지계약금에 자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회수 위험을 판단할 때는 돈을 빌린 시행사의 재무상태도 중요합니다. 9월 23일 대여공시에 실린 어퍼하우스헌인의 2025년 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2,411억 원으로, 부채가 자산을 넘어선 상태입니다. 2025년에는 465억 원의 순손실도 냈습니다. 이런 재무상태에서는 향후 사업에서 확보할 현금과 자금조달 여건이 채무 상환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신원종합개발의 시공능력 순위가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이 상대방의 상환 능력까지 좋아졌다고 볼 수는 없지요.
신원종합개발은 공사를 진행해 이익을 내는 동시에 개발사업에 자금을 제공하는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따라서 신원종합개발의 자산가치를 판단할 때는 시공사인 이 회사의 수익성과 돈을 빌린 시행사의 상환 능력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만기가 연장된 대여금과 돈을 빌린 시행사의 자본잠식은 PBR 0.21배를 검토할 때 살펴야 할 구체적인 부담입니다. 본업에서 성과를 거뒀더라도 장부에 계상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할 위험까지 해소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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