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흐름
미국 가계 자산에서 주식이 부동산을 앞질렀다
2025년 말 미국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주식 평가액...부동산보다 12.5조달러 많아

미국 가계 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습니다. 연방준비제도가 2026년 9월 11일 발표한 자금순환표에 따르면 2025년 말 가계와 비영리단체가 직접 또는 간접으로 보유한 주식의 평가액은 약 64.5조달러, 이들이 보유한 부동산의 평가액은 약 52.0조달러입니다. 대출을 빼기 전 자산 평가액을 비교하면 주식이 부동산보다 약 12.5조달러 많지요.
이 평가액 차이를 이해하려면 이미 보유한 자산의 가격 변화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2024년 말부터 2025년 말까지 주식 평가액은 약 9.3조달러 늘었고 부동산 평가액은 약 1.1조달러 증가했습니다. 연준이 별도로 집계한 2025년 직접 보유 기업 주식의 보유이익만 약 6.2조달러입니다. 보유 주식 수가 그대로여도 주가가 오르면 가계 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커질 수 있습니다.
주택을 통한 자산 형성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1930년대부터 장기 분할상환 모기지가 확산돼 전후 자가 소유 확대에도 기여했지요. 집은 거주 공간이고, 대출 원금을 상환하면 부채가 줄어 주택을 통해 자산을 늘릴 수 있습니다.
주식은 급여에서 떼어 적립하는 연금으로도 쌓입니다. 미국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가입자는 급여에서 낼 금액과 투자처를 정하고 자동 납입할 수 있습니다. 투자처에 주식형 펀드를 넣으면 매번 매수 결정을 내리지 않아도 주식을 정기적으로 보유하게 되지요. 앞의 64.5조달러 중 보험과 펀드, 연금 등을 통한 간접 보유분은 약 20.2조달러입니다. 이 주식 집계에 포함된 연금은 확정기여형이며, 확정급여형 연금이 보유한 주식은 제외됩니다.
자산 형성 수단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세대 차이도 있습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은 2026년 1월 미국 성인 약 5,000명에게 2만5,000달러를 상속받은 30세 사람에게 어떤 자산 형성 방법을 추천할지 물었습니다. 30세 이상 응답자들은 주택 구입을 첫손에 꼽았지만, 18~29세 응답자 중에서는 주식 인덱스 펀드가 20.6%로 1위였고 주택 구입은 17.6%로 4위였습니다. 보고서는 이런 선호 차이가 주택 구입에 필요한 자금 부담 때문일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주택 구입에는 초기 자금과 거래 종결 비용이 필요합니다. 하버드대 주택연구공동센터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의 기존 단독주택 중간 매매가격은 가구 중간소득의 5.0배로, 2022년 최고치와 같았습니다. 높은 집값에 높은 모기지 금리가 겹치면 초기 자금뿐 아니라 매달 상환할 금액도 늘어납니다. 주택 소유자는 집을 보유하는 동안 세금과 보험료, 유지보수 비용도 부담해야 하지요.
주식은 적은 금액으로 나눠 살 수도 있습니다. 미국 증권사 로빈후드에서는 지원 대상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를 1달러부터 소수점 단위로 살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주식에 분산 투자하는 ETF도 있어 여러 나라 기업의 지분을 함께 보유할 수 있지요. 소액으로 금융자산을 늘리는 일과 주택 구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일은 필요한 금액과 비용 구조가 다릅니다.
실제 보유 현황을 보면 미국 가계는 주택과 주식을 모두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연준 소비자금융조사에서 자가 보유율은 2022년 66.1%, 2025년 65.6%로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직간접 주식 보유율은 2022년 58%에서 2025년 56%로 낮아졌지만, 주식 보유 가구의 중간 보유액은 2025년 물가로 환산해 5만6,900달러에서 7만7,400달러로 늘었습니다. 주식을 보유한 가구의 비율이 줄어도 주식 보유 가구의 자산 가치는 커질 수 있는 것이지요.
주식 보유가 퇴직연금과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증시의 등락에 따라 은퇴 뒤 생활에 쓸 자산의 평가액도 달라집니다. 급여에서 정기적으로 적립한 돈도 투자한 주식의 가격이 하락하면 평가액이 줄어듭니다. 집을 계속 보유하고 매달 대출 원금을 갚는 가계도 연금 계좌에서는 주가 변동에 따라 노후자산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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