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통계 읽기

청년에게 80% 대출로 사라는 빌라, 하위 10% 자산가액은 2015년 이후 첫 하락

유주택 가구 평균 주택 자산...상위 10% 제외하면 2억 2,200만원

리지

주택자산가액기준 10분위별 주...2분

Illustration by Gemini

"시장에서 인기 없는 빌라를 청년들에게 떠넘기는 건가요?" 지난 13일 발표된 부동산 대책의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반응이다. 무주택 청년이 4억원 이하 빌라나 오피스텔을 사면 집값의 80%까지 연 3%대로 대출해 주는 정책이지만, 정작 수혜 대상인 청년층은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이 왜 분통을 터뜨렸는지는 통계청 주택소유통계 표 하나가 명확히 보여준다.

2024년 11월 1일 기준 유주택 가구는 1,268만 4,000가구로 전체의 56.9%를 차지한다. 이들 가구가 보유한 주택의 평균 자산가액은 공시가격 기준 3억 3,300만원이다. 기사 제목은 대개 여기서 멈춘다.

같은 표를 10개 분위로 나누어 들여다보면 실상은 사뭇 달라진다. 7분위가 2억 9,500만원, 8분위가 3억 9,100만원이다. 평균 3억 3,300만원은 이 둘 사이에 걸쳐 있다. 유주택 가구 열 중 일곱은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최상위 한 구간이 평균을 이 자리까지 끌어올렸다. 상위 10%의 자산가액은 13억 4,000만원이다. 이 구간을 제외한 하위 9개 분위의 평균 자산가액은 2억 2,200만원에 머문다. 상위 10%가 나머지 전체 가구의 평균을 1억 1,100만원 끌어올려 놓은 셈이다.

상위 10%의 평균 주택 면적은 113.8㎡, 하위 10%는 62.7㎡로 1.8배 차이다. 그런데 자산가액은 13억 4,000만원 대 3,000만원으로 44.7배에 달한다. 자산 격차는 주택 면적에서 비롯되지 않았다. 상위 10% 주택이 44배 비싼 곳에 자리 잡은 영향이다. 소유 주택 수도 2.30채 대 0.97채다.

하위 10%의 3,000만원은 1년 전 3,100만원에서 100만원 줄어든 수치다. 2015년 이후 이 구간 가격은 처음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상위 10%는 12억 5,500만원에서 13억 4,000만원으로 8,500만원 늘었다. 격차는 한 해 만에 40.5배에서 44.7배로 벌어졌다. 9년을 통틀어도 이 구간은 2,2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오르는 데 머물렀다.

주택 자산은 위쪽에 몰려 있다 (단위=억) 주택소유 가구의 분위별 평균 주택자산가액, 2024년, 억 원. 가로축은 분위 0.31 0.682 1.013 1.374 1.795 2.296 2.957 3.33평균 3.918 5.649 13.410
주택 자산 10분위별 가구 평균 자산가액. 붉은 막대가 전체 평균이다. 가로축은 분위이고, 평균은 여덟 번째 칸에 이르러서야 웃돈다.

가격이 내려앉은 그 구간이 지금 서울에서는 들썩이고 있다. KB부동산 서울 연립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올해 1~7월 1.96% 올라, 지난해 같은 기간 0.83%의 2.4배가 됐다. 다만 상승세를 이끄는 곳은 강남 11개 구이고 전세가율은 68.44%로 7년 7개월 만에 가장 낮다. 집값 상승분의 상당 부분이 기대감에 기댄 결과라는 뜻이다.

생애 최초로 아파트를 사고 싶다는 응답은 지난 3월 조사에서 79.7%였다. 서울 용산의 한 세입자는 8,000만원만 빌리면 지금 사는 오피스텔을 살 수 있는데도 "나중에 팔릴지 확신할 수 없어 전세 계약했다"고 말했다. 평균 3억 3,300만원이 집을 샀을 때 얻게 되는 실제 자산 가치를 뜻하지는 않는다. 어느 구간에 진입하느냐가 핵심인데, 지금 청년에게 80%를 대출해 주며 권하는 구간은 통계상 처음으로 가격이 내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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