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세상 읽기
평균 3억 3,300만원은 열 중 일곱이 못 가진 값이다
집 가진 가구 평균 주택자산...상위 10% 빼면 2억 2,200만원

"시장에서 인기 없는 빌라를 청년들한테 떠넘기는 건가요?" 지난 13일 나온 부동산 대책의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두고 온라인에 올라온 말이다. 무주택 청년이 4억원 이하 빌라나 오피스텔을 사면 집값의 80%까지 연 3%대로 빌려주겠다는 제도인데, 정작 혜택을 받는다는 쪽이 화를 냈다. 왜 화를 냈는지는 주택소유통계 한 표에 적혀 있다.
2024년 11월 1일 기준으로 집을 가진 가구는 1,268만 4,000가구, 전체의 56.9%를 차지한다. 그 가구가 가진 집의 평균 자산가액은 공시가격으로 3억 3,300만원으로 적혀 있다. 기사 제목은 대개 여기까지다.
같은 표를 열 칸으로 갈라놓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7분위가 2억 9,500만원, 8분위가 3억 9,100만원이다. 평균 3억 3,300만원은 이 둘 사이에 있다. 집을 가진 가구 열 중 일곱은 평균만큼도 가지지 못했다는 뜻이다.
평균을 그 자리까지 끌어올린 것은 맨 위 한 칸이다. 상위 10%가 13억 4,000만원을 가졌다. 분위마다 가구 수가 같으니 이 칸을 빼고 아래 아홉 칸을 더해 아홉으로 나누면 되는데, 원문에 없는 계산이라 직접 해보니 2억 2,200만원이었다. 상위 10%가 나머지 모두의 평균에 1억 1,100만원을 얹어놓은 셈이다.
상위 10%의 평균 주택면적은 113.8㎡, 하위 10%는 62.7㎡로 1.8배 차이다. 그런데 자산가액은 13억 4,000만원 대 3,000만원으로 44.7배다. 집이 44배 커진 것은 아니다. 44배 비싼 곳에 있을 뿐이다. 소유 주택수도 2.30채 대 0.97채다.
하위 10%의 3,000만원은 1년 전 3,100만원에서 100만원 줄어든 값이다. 2015년 이후 이 칸의 값이 내린 것은 처음이다. 같은 해 상위 10%는 12억 5,500만원에서 13억 4,000만원으로 8,500만원 늘었다. 배수는 한 해 만에 40.5배에서 44.7배가 됐다. 아홉 해를 통틀어도 이 칸은 2,200만원에서 3,000만원이 됐을 뿐이다.
값이 내려앉은 그 칸이 지금 서울에서는 들썩인다. KB부동산 서울 연립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올해 1~7월 1.96% 올라 지난해 같은 기간 0.83%의 2.4배가 됐다. 다만 끌고 가는 것은 강남 11개 구이고, 전세가율은 68.44%로 7년 7개월 만에 가장 낮다. 오른 몫의 상당 부분이 기대라는 말이다.
생애 최초로 아파트를 사고 싶다는 응답은 지난 3월 조사에서 79.7%였다. 서울 용산의 한 세입자는 8,000만원만 빌리면 지금 사는 오피스텔을 살 수 있는데도 "나중에 팔릴지 확신할 수 없어 전세 계약했다"고 했다. 평균 3억 3,300만원은 집을 사면 그만큼 가지게 된다는 뜻이 아니다. 어느 칸에 들어가느냐가 거의 전부이고, 지금 청년에게 80%를 빌려주며 권하는 칸은 통계가 처음으로 값이 내렸다고 적은 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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