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볼빅의 이노진, 매출 두 배에도 영업손실 7억원

매출총이익은 거의 그대로...광고선전비와 지급수수료 증가로 영업손실 확대

박정우 작가

이노진3분

두피·모발 관리 브랜드 볼빅을 운영하는 이노진의 2026년 상반기 매출 절반 가까이가 농산물 유통에서 나왔다. 전체 매출 74억원 중 농산물 원물 매출은 35억 1,000만원으로 47.5%를 차지했다. 3월 4일 판매를 시작한 농산물 유통 사업의 상반기 매출은 볼빅의 상반기 매출 30억 1,000만원을 넘어섰다.

이노진은 병의원에 두피·모발 관리 제품과 피부 관리 제품 등을 공급하는 회사다. 이 회사의 공식 앱 안내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4,400여 병의원에 제품을 공급한다. 볼빅은 샴푸를 비롯한 여러 두피·모발 관리 화장품으로 구성된 브랜드이며 이노진은 공식몰에서 세보 리페어링 샴푸의 기능을 탈모 완화로 소개한다. 이노진이 판매하는 탈모치료 의약품은 이들 화장품과 별도 제품군으로 구분된다.

이노진의 연간 매출은 2024년 89억원에서 2025년 82억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볼빅의 상반기 매출은 2025년 26억 9,800만원에서 2026년 30억 1,000만원으로 늘었다. 볼빅 매출 증가액은 약 3억 1,200만원, 증가율은 11.6%다. 기존 브랜드의 매출이 증가하는 가운데 새로 시작한 농산물 유통으로 이노진의 매출 구성이 크게 달라졌다.

매출 규모가 커진 만큼 이익이 늘지는 않았다. 이노진 개별 재무제표상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37억원에서 74억원으로 101.7% 증가했다.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은 28억 4,519만원에서 28억 8,778만원으로 약 4,300만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매출은 두 배가 됐지만 매출총이익은 약 29억원에 그쳤다.

상반기 상품매출원가는 전년 동기 약 2억원에서 37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이 원가에는 농산물 외의 다른 상품도 포함돼 있어 농산물만의 마진은 계산할 수 없다. 회사 전체로 보면 매출 증가분 대부분이 원가 증가분으로 상쇄됐다.

여기에 회사 전체 비용도 늘었다. 상반기 판매비와관리비는 전년 동기 29억 2,036만원에서 35억 9,364만원으로 약 6억 7,300만원 증가했다. 광고선전비가 약 5억 8,900만원에서 9억 6,300만원으로, 지급수수료가 약 2억 2,300만원에서 4억 4,700만원으로 늘어 두 항목의 증가액이 판매비와관리비 증가분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노진은 공시에서 이 비용 가운데 농산물 사업에 지출한 금액을 따로 밝히지 않았다.

이노진은 매출총이익 증가액으로 늘어난 판매비와관리비를 충당하지 못했다. 상반기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약 7,500만원에서 약 7억원으로 9배 넘게 확대됐다. 당기순손익도 소폭 흑자에서 약 6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회사 전체의 매출총이익 정체와 비용 증가로 손실이 확대됐지만 이를 농산물 유통만의 손실로 볼 근거는 없다.

이노진의 현금흐름도 악화됐다.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전년 동기 약 7,700만원 순유입에서 약 16억원 순유출로 바뀌었다. 회사 전체 매출채권이 늘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약 12억 800만원 감소했다. 매출로 인식한 대금 중 아직 받지 못한 금액이 늘어난 데 따른 감소이며 순손실과 다른 운전자본 변동도 영업활동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매출채권 증가분을 농산물 판매대금으로 특정할 내역은 없다.

이노진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유상증자와 공동대표 선임 0 4,000 6,000 8,000 2021 2022 2023 2024 2025 2026 1,184 1,482
월봉 종가. 이노진은 붉은 띠로 표시한 기간에 두 차례 유상증자로 제품 마케팅과 유통망 확대에 쓸 42억원을 조달했다.

이노진이 구상하는 식품 사업은 현재의 농산물 원물 유통보다 범위가 넓다. 이노진은 5월 다름달음과 협약을 맺고 자사의 항노화·탈모 관리 데이터와 협력사 다름달음의 기능성 성분 주입 기술을 결합해 식품을 공동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토마토와 검은콩 등 원료의 기능성과 기호성을 높인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노진은 반기보고서에서 구체적인 제품 개발과 상용화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상반기에 발생한 농산물 원물 유통 매출과 앞으로 개발할 제품의 성과는 구분해야 한다.

하반기에 이노진은 제품 마케팅과 영업망 확대를 위한 자금을 확보했다. 이노진은 7월 27일과 8월 18일 납입을 마친 두 차례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각각 33억 6,000만원과 8억 4,000만원을 조달했다. 주당 발행가격은 모두 1,400원이며 총 조달액은 42억원이다. 이노진은 두 차례 유상증자 공시에서 신규 마케팅,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유통망 확대에 자금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메타몰퍼시스 대표 정기철과 이 회사가 신주를 인수했다. 정기철은 두 차례에 걸쳐 합계 15만 주, 메타몰퍼시스는 285만 주를 배정받았다. 이노진은 8월 7일 정기철을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이노진은 정기철의 엔터테인먼트·미디어 분야 경력을 활용해 콘텐츠와 셀럽 연계 마케팅으로 브랜드를 육성할 구상이다.

신주 300만 주가 추가되면서 발행주식수는 1,203만 주에서 1,503만 주로 24.9% 늘었다. 추가로 주식을 인수하지 않은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증자 전후 발행주식수를 기준으로 약 20.0% 감소했다. 이노진은 영업 확대에 쓸 현금을 확보했지만 기존 주주의 보유 비중은 낮아졌다. 주주에게 돌아갈 경제적 효과는 이노진이 조달한 자금으로 얼마나 이익을 늘리느냐에 달려 있다.

농산물 유통으로 매출을 늘린 이노진은 이어 마케팅과 유통망 확충에 쓸 자금을 확보했다. 이노진은 증자 조달액을 2026년과 2027년에 각각 21억원씩 사용할 계획이다. 상반기에는 매출총이익 증가액이 광고선전비와 지급수수료 증가액에 못 미쳤다. 추가 영업비용을 지출하는 이번 계획의 성과도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뺀 이익으로 비용을 얼마나 충당하느냐에 달려 있다. 상반기 판매비와관리비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해도 영업손실을 없애려면 매출총이익이 약 7억원 더 필요하다.

이 글이 어땠나요?

눌러 주시면 다음 글을 쓸 때 소중한 참고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