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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연료 공급 위해 러시아산 원유로 만든 경유·항공유 수입 한시 허용
수입 허가는 2027년 1월 1일 종료, 가능한 한 일찍 철회할 방침
영국은 왜 러시아산 원유로 만든 경유와 항공유의 수입을 계속 허용했을까요. 영국 정부는 2026년 5월 20일 러시아산 원유를 제3국에서 정제한 석유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면서도 경유와 항공유에는 한시적으로 예외를 뒀습니다. 영국이 예외를 둔 이유를 이해하려면 제재 대상뿐 아니라 영국이 어디서 연료를 구입하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21일 발표한 보고서는 당시 영국의 연료 가격과 공급 부담을 예외를 둔 배경으로 지목했습니다.
이 거래에서는 원유를 생산한 나라와 연료를 만든 나라가 다릅니다. 제3국의 정유시설에서 러시아산 원유를 가공해 석유제품을 만든 뒤 영국에 판매하는 것이죠. 영국은 러시아산 석유의 직접 수입을 이미 금지하고 있었지만 제3국에서 정제한 제품의 수입은 기존 제재 규정으로 금지하지 않았습니다. 새 조치에 따라 이런 제품도 수입 제한 대상이 됐습니다.
제재 범위를 넓히면 영국이 이용하던 연료 공급처도 영향을 받습니다. 영국은 러시아산 원유를 일부 사용하는 제3국 정유시설에서 석유제품을 수입해 왔습니다. 이들 정유시설에서 만든 제품의 수입을 제한하면 영국도 기존 공급처에서 연료를 구입하는 데 제약을 받게 되지요. KIEP는 영국이 이처럼 제3국 정유시설에 연료 공급을 의존해 예외를 도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새 제한이 도입된 5월에는 중동의 공급 차질로 연료 수급이 불안정해지고 가격도 올라 있었습니다. 러시아가 석유를 팔아 얻는 수입을 줄이려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영국이 부담할 연료비도 고려해야 했던 상황입니다. 영국 정부가 밝힌 허가의 목적도 자국 에너지 공급과 세계 시장의 안정이었어요. 경유와 항공유의 예외에는 제재 확대에 따른 공급과 가격 부담을 완화하려는 목적이 담겨 있었습니다.
영국 정부는 경유와 항공유에 일반무역허가를 내줘 수입을 계속할 수 있게 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처음에는 허가의 종료일을 두지 않았으나 6월 12일에는 산업계가 준비할 수 있도록 종료일을 2027년 1월 1일로 정했습니다. 허가 유지 여부를 계속 검토해 가능한 한 일찍 종료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밝혔습니다. 기존 공급처에서 연료를 계속 조달할 시간을 주면서 새 수입 금지를 전면 적용하겠다는 계획은 유지한 것이죠.
KIEP는 이번 예외를 통해 제재를 부과하는 나라의 국내 물가와 정치적 부담을 완화하는 일까지 예외를 인정하는 명분이 됐다고 봤습니다. 영국의 조치에는 러시아의 석유 판매 수입을 줄이려는 목적과 자국의 연료 공급을 유지하려는 목적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제재 대상을 어디까지 확대할지와 함께 그 과정에서 자국 산업계가 연료를 조달하는 데 겪을 제약과 비용 부담도 예외 범위와 적용 시점을 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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