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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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가 검증한 28조 재생에너지 보조금, 1원당 사회 편익 1.33원

학습효과 빼면 0.89원으로 원금 밑돌아...설비 154% 늘어나는 사이 송전망 확충은 26%

리지

재생에너지 보조금2분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누적 설비용량 100GW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지금 누적 설비는 39.1GW에 멈춰 서 있어 남은 기간에 채워야 할 속도가 지난 5년 반의 실적에 견주면 네 배에 이른다. 더구나 그 실적조차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를 2012년 도입한 이후 누적 28조원에 이르는 보조금으로 떠받친 결과이고, 그 재정 지출은 국민이 매달 납부하는 전기요금에 고스란히 반영돼 사회적 부담으로 돌아온다. 그렇다면 보조금 1원을 투입했을 때 우리 사회가 실제로 얻는 편익은 얼마인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는 이 기초적인 물음에서 시작한다.

재생에너지 보조금은 발전사업자에게 시장 가격 이상의 수익을 보장해 설비 투자를 끌어내는 재정 지원이고, KDI는 보수적 시나리오를 적용해 그 보조금 1원당 사회 전체가 얻는 편익을 추산했다. 사업자에게 돌아가는 직접 가치에 화석연료 발전을 대체해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배출을 줄인 환경 편익, 그리고 설비가 누적되면서 시공 노하우가 쌓여 미래 설치 비용을 떨어뜨리는 학습효과를 더했다. 여기에 보조금이 유발한 추가 설비에도 정부가 계속 보조금을 지급해야 하는 재정 부담을 비용으로 반영해 종합적인 득실을 따졌다.

계산 결과 보조금 1원당 사회적 편익은 태양광 1.33원, 육상풍력 1.18원으로 집계돼 경제적 타당성의 최소 기준선은 넘겼지만, 같은 모형으로 산출한 미국의 편익 추정치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시장 환경이 조금만 흔들려도 사회 전체로 보면 손해를 보는 구조라는 뜻이다.

이 숫자를 떠받치는 기둥을 살펴보면 수치는 곧바로 뒤집히는데, KDI 분석에서 제도의 성패를 가른 것은 미래의 비용 절감을 미리 끌어다 쓴 학습효과였다. 모형에서 학습효과를 걷어내면 편익은 태양광 0.89원, 풍력 0.80원으로 떨어진다. 두 기술 모두 편익의 상당 부분을 사업자의 경험 축적으로 설비 단가가 내려간다는 전제에 기대고 있었던 때문이고, 그 가정을 지우는 순간 보조금 제도는 들인 돈을 회수하지 못하는 사업이 된다.

미래의 비용을 낮추는 학습효과는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보조금이나 전력 가격에 반응해 사업자가 투자를 얼마나 빠르게 늘리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공급탄력성이 높아야 설비가 누적되고 시공 경험도 쌓이는데, KDI 분석에서도 공급탄력성을 높게 잡으면 편익이 크게 뛰었다. 하지만 사업자가 가격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려면 발전 수익이 장기적으로 안정되고 예측 가능해야 한다.

현실의 전력망 여건은 딴판이어서, 20년 동안 발전설비가 154% 늘어나는 사이 송전망은 26%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전기를 만들어도 보낼 길이 막혀 발전기를 강제로 끄는 출력 제한이 잦아졌고, 호남과 제주의 신규 설비 접속은 2031년까지 제한됐다. 전력을 제때 팔지 못해 현금흐름이 흔들리자 금융기관이 대출 문턱을 높였고, 계통의 병목이 자본의 병목으로 번지면서 사업자는 보조금 신호가 와도 투자를 늘리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보조금이 제 역할을 하려면 재원을 무작정 늘리는 대신 제도의 설계를 손질해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시장 가격에 따라 차액을 메우거나 회수하는 발전차액계약(CfD) 방식의 장기 고정 계약을 도입해 사업자의 수익 위험을 덜어주자는 것이다. 그래야 금융기관이 장기 대출에 나서고, 사업자가 가격 신호에 맞춰 투자를 늘리며 학습효과의 선순환이 작동할 수 있다는 논리다.

목표까지 새로 채워 넣어야 할 재생에너지 설비는 60.9GW이고, 지난 5년 반의 속도라면 18년이 걸리는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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