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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찰차보다 먼저 현장 살피는 경찰 드론

한 경찰서 연구에서 드론과 지상 인력이 함께 현장에 간 전화 신고의 약 73%에서 드론이 먼저 도착

박정우 작가

경찰 드론3분

Illustration by Gemini

미국 캘리포니아주 출라비스타의 한 패스트푸드점 야외 식당에서 911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시민들이 모인 곳에서 한 남성이 총을 만지작거린다는 내용이었는데요. 경찰관보다 먼저 도착한 드론이 확인한 물건은 총 모양의 라이터였습니다. 이 정보를 얻은 경찰관들은 자신과 주변 시민에게 닥칠 급박한 위험에 대한 우려를 덜고 차분하게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확인을 경찰관의 도착 전에 하려면 드론을 보내는 시점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이 지원을 요청하고, 전담 조종사가 드론을 운반해 띄우는 방식으로는 경찰관의 첫 대응에 필요한 정보를 미리 전달하기 어렵겠지요. 출라비스타는 현장 정보를 먼저 모아 출동 경찰관이 도착 전에 대응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하려 했습니다.

벨기에 경찰 드론. 위키피디아

드론이 처음부터 이 역할을 맡지는 않았습니다. 2016년 인근 도시에서 비무장 남성이 경찰 총격을 받은 사건을 계기로 출라비스타 경찰서는 사복 경찰관이 경찰 표시가 없는 차량을 타고 긴급 신고 현장에 먼저 출동하는 전담팀을 구성했습니다. 이들이 현장에서 수집한 정보를 무전으로 전달하면 제복 경찰관들은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대응 전략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다만 당시 실험에서는 사복 경찰관 1명이 도시 전역의 주요 사건 현장에 늘 먼저 도착하기 어려웠습니다. 경찰서는 사전에 현장을 확인하는 활동을 계속할 방법을 찾았습니다. 기체를 원격으로 조종하며 현장 영상을 실시간으로 받으면 차량을 탄 사복 경찰관이 하던 일을 드론과 원격 운용을 맡은 경찰관이 대신할 수 있었지요. 이 구상은 2018년 "최초 대응자 드론" 프로그램으로 이어졌습니다.

사람을 대신해 드론을 보내려면 기존 출동 절차부터 바꿔야 했습니다. 일반적인 경찰 출동은 911 접수원이 전화를 받아 상황을 정리하고 시스템에 입력한 뒤 배차 담당자가 순찰차를 지정하는 순서로 이뤄집니다. 이 절차를 모두 기다리면 드론이 먼저 출발할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겠지요. 출라비스타 경찰서는 실시간 음성 스트리밍 소프트웨어 Live911을 도입해 드론 조종사가 접수원과 신고자의 통화를 바로 듣고 휴대전화 위치 정보도 함께 확인하도록 했습니다.

조종사는 드론을 출동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정식 배차 지시가 내려지기 전에도 신고자의 위치를 파악해 가장 가까운 거점에서 드론을 띄울 수 있게 됐습니다. 드론이 촬영한 고화질 영상은 출동 중인 순찰차의 모니터와 경찰관의 휴대전화로 실시간 전송됐습니다. 드론의 출발을 앞당기는 절차와 현장 정보를 경찰관에게 전달하는 체계가 함께 마련된 것이죠.

도시 곳곳에 드론을 보내려면 비행 허가와 거점도 필요했습니다. 출라비스타 경찰서는 연방항공청으로부터 조종사의 시야를 벗어나는 비가시권 비행 허가를 받아 도시 경계 안에서 눈에 직접 보이지 않는 곳까지 드론을 보낼 수 있게 됐습니다.

경찰서는 드론의 출발 거점도 여러 곳에 마련했습니다. 2021년 현장조사 당시에는 경찰서 본청과 병원, 호텔, 커뮤니티 칼리지 캠퍼스 옥상 등 네 곳에 거점을 두고 있었습니다. 각 거점의 옥상에서는 외부 계약직 조종사가 이착륙과 기체의 일상 점검을 맡았습니다. 본청 조종실의 경찰관은 기체와 카메라를 원격으로 제어하면서 현장 순찰팀과 정보를 주고받았지요. 현장에서 기체를 관리하는 사람과 영상을 확인하며 출동팀에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이 역할을 나눠 맡은 것입니다.

옥상에 자동 충전 기능을 갖춘 전용 보관함을 설치해 드론을 운용하는 경찰서도 있습니다. 형사사법 연구자 라일런 심프슨이 2026년 발표한 연구에서 조사한 캘리포니아의 다른 경찰서는 시내 11개 건물 옥상에 보관함을 설치하고 드론 12대를 배치했습니다. 조종사가 신고를 듣고 출동시키면 드론이 이륙해 현장으로 향합니다. 드론은 임무를 마치면 출발했던 옥상 보관함으로 자동 복귀해 배터리를 재충전하는 방식이에요.

이런 거점과 운용 체계가 실제 출동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는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심프슨이 2025년 10월 11일부터 2026년 1월 30일까지 이 경찰서의 기록을 분석한 결과, 드론과 지상 인력이 모두 현장에 간 전화 신고 사건에서 드론이 먼저 도착한 비율은 약 73퍼센트였습니다. 함께 현장에 간 사건의 상당수에서 경찰관이 도착하기 전에 드론으로 현장을 살필 수 있었던 것이죠. 다만 한 경찰서의 출동 기록을 분석한 이 연구로 범죄 감소나 안전 개선의 인과효과까지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드론이 현장에 간 전화 신고 사건 가운데 13퍼센트는 지상 인력이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 드론 단독 처리로 종결됐습니다. 신고 단계에서 확보한 현장 영상은 경찰관이 어떻게 접근할지 정하는 데서 지상 인력을 현장에 보낼 필요가 있는지 판단하는 데까지 쓰이게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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