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흐름
중국 로봇 밀도가 22위로 내려앉고 드러난 1억 명
국제로봇연맹이 중국 로봇 밀도를 1만 명당 470대에서 166대로 재산정...로봇 감소 대신 분모 취업자가 세 배 늘어난 영향

공장의 자동화 수준을 측정하는 국제 기준은 나눗셈 한 줄이다. 그 나라 공장에서 가동 중인 산업용 로봇 대수를 제조업 취업자 수로 나누고 노동자 1만 명당 몇 대인지를 산출한다. 분모 자리에는 결국 공장 탈의실 사물함 개수가 들어간다. 국제로봇연맹이 지난 4월 발표한 새 집계에서 중국은 1만 명당 166대로 세계 22위였다. 한 해 전 같은 기관이 산출한 중국의 순위는 한국과 싱가포르 다음인 세계 3위, 1만 명당 470대였다.
중국 공장에서 로봇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중국 공장에서 가동 중인 산업용 로봇은 2024년 202만 7,000대로 역대 최대였고 그해 전 세계에 설치된 로봇의 54%인 29만 5,000대가 중국 공장으로 향했다. 분자는 오히려 커졌으니 나눗셈 공식을 뒤흔든 쪽은 분모인 사물함이었다.
국제로봇연맹은 중국 수치를 "중국 국가통계국이 새로 발표한 노동시장 자료에 근거해" 재집계했다고 밝혔다. 그 자료는 중국이 5년 주기로 시행하는 전국 경제총조사의 다섯 번째 결과물로 2024년 말 공개됐다. 2023년 말 기준 중국 제조업 법인의 종업원은 1억 481만 5,000명으로 2·3차 산업 법인 종업원을 통틀어 가장 많은 24.4%를 차지했다. 로봇 밀도 470대를 산출했던 분모를 당시 로봇 보유량에서 역산하면 4,000만 명을 밑돌았다.
한 나라의 사물함이 세 배 가까이 늘어나자 전 세계 기준치도 함께 내려갔다. 2023년 1만 명당 162대였던 세계 평균 로봇 밀도는 2024년 132대로 떨어졌고 그사이 세계 공장의 로봇은 한 대도 줄지 않았다. 국제로봇연맹은 이 지표가 각국이 사용하는 로봇 총수를 "노동력으로 잰 경제 규모"에 견주어 공통된 비교 기준을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그 경제 규모를 측정하는 기준이 나라마다 고르지 못하다는 데 있다. 세계 2위 싱가포르의 818대를 두고도 국제로봇연맹은 제조업 취업자가 워낙 적어 로봇 보유량이 많지 않아도 높은 밀도가 나온다고 명시했다.
이 글의 진단은 앞으로 발표될 두 숫자로 판가름 난다. 하나는 다음 달 국제로봇연맹이 내놓을 새 보고서의 중국 신규 로봇 설치 대수로 2024년 29만 5,000대에서 더 증가한다면 사물함을 비우는 속도에 가속이 붙었음을 뜻한다. 1만 명당 몇 대까지 올라왔는지는 내년 봄 밀도 집계에서 확인된다. 다른 하나는 내년 4월 국가통계국이 발표할 농민공 총량과 제조업 비중이다. 3억 115만 명이 꺾여 내려오고 28.2%도 함께 하락한다면 로봇 도입과 인력 유출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것이며 그때 우리가 수입하는 공산품의 원가는 지금과 전혀 다른 수준에서 결정된다.
나눗셈 공식이 틀린 적은 없다. 통계를 세는 손길이 어긋났을 뿐이다. 다시 세어보니 중국의 공장 탈의실에는 사물함이 1억 개 넘게 늘어서 있었고 그 문 안쪽에는 여전히 사람의 작업복이 걸려 있다. 세계 22위라는 순위는 바로 그 작업복을 온전히 헤아려 산출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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