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상반기 영업이익 76% 늘린 덕산네오룩스, 증권사는 자기자본이익률과 자회사 지분가치도 평가에 반영

펌프·압축기 사업 매출은 상반기 연결 매출의 40%를 넘었고, SK증권은 2월 보고서에서 자기자본이익률 하락을 근거로 목표 PER을 할인했습니다.

박정우 작가

덕산네오룩스3분

Illustration by Gemini

덕산네오룩스는 올해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76.4% 늘어난 35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주가는 10월 23일 기준 2만5,800원으로 2021년 9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7만6,200원보다 66% 하락했습니다. 현재 시가총액은 약 6,406억원입니다. 늘어난 영업이익에는 인수한 회사의 실적도 포함돼 있는데요, 증권사들은 이익 규모와 함께 자기자본이익률과 자회사 지분가치도 평가하고 있습니다.

덕산네오룩스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소재를 생산합니다. 이 회사는 화면에서 빛과 색을 내는 데 쓰이는 소재를 만들어 삼성디스플레이와 해외 패널업체 등에 공급합니다. 별도 기준 상반기 매출은 995억원, 영업이익은 239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24.0%였어요.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201억원에서 약 19% 늘었습니다. OLED 소재 사업에서도 이익이 늘었지만 연결 영업이익 증가율에는 미치지 못했지요.

디스플레이 화면이 달라지면서 소재 판매를 늘릴 기회도 생깁니다. 좌우로 펼치는 북타입 폴더블폰은 안쪽의 큰 화면과 바깥쪽 화면에 OLED 패널을 써 일반 스마트폰보다 2.5배에서 3배 많은 소재가 들어갑니다. 9월에는 폴더블용 소재 출하가 늘고 검은 화소 정의막 소재인 블랙 PDL의 공급 품목이 확대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블랙 PDL은 화소의 발광 영역을 구분하는 화소 정의막(PDL)을 검게 만든 소재입니다. 블랙 PDL을 컬러필터와 함께 적용해 빛 반사를 줄이면 편광판을 없애 패널을 얇게 만들 수 있지요. 화면 면적이 커지면 소재 사용량이 늘고, 블랙 PDL을 채택하면 패널 한 장에 공급하는 소재의 종류도 늘어납니다.

연결 실적에는 OLED 소재 외에 펌프와 압축기 사업 실적도 포함됩니다. 상반기 연결 매출 1,675억원 가운데 40%가 넘는 680억원(40.6%)이 펌프·압축기 사업 매출입니다. 덕산네오룩스가 지난해 2월 보유 현금과 차입금으로 710억원을 들여 지분 59.69%를 인수한 펌프·압축기 회사 현대중공업터보기계의 실적이죠. 지난해 상반기에는 간주취득일인 3월 31일 이후 실적만 포함됐지만 올해에는 상반기 전체 실적이 반영됐습니다. 연결 실적은 OLED 소재 사업의 개선에 더해 자회사 실적이 포함된 기간이 길어진 영향으로 증가했습니다.

현대중공업터보기계는 1978년 현대중공업의 펌프 사업으로 출발해 2016년 엔진기계사업부문에서 분사한 펌프·압축기 등 대형 회전기계 전문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발전소와 선박 등에 펌프와 압축기를 공급하는 한편 한국가스공사와 협력해 LNG 터미널용 극저온 펌프 국산화에도 성공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1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6월 말 펌프와 압축기 수주잔고는 3,916억원으로, 이 회사가 계약을 맺고 앞으로 납품할 물량의 금액입니다.

키움증권은 인수 발표 직후인 2024년 12월 보고서에서 두 회사의 직접적인 시너지는 제한적이라고 판단하면서도 현대중공업터보기계의 실적과 높은 배당성향에 따른 현금흐름 확보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OLED 소재 판매와 직접 연결되는 효과에는 한계가 있지만 인수한 회사가 벌어들이는 이익과 지급하는 배당에는 가치를 둔 것이지요.

투자자는 지배주주 순이익을 기준으로 이익에 비해 주가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비교할 수 있습니다. 2021년 9월 고점 당시 주식수로 계산한 시가총액은 약 1조8,296억원입니다. 당시 시가총액은 나중에 확정된 2021년 연간 지배주주 순이익 468억원의 약 39.1배였어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최근 4개 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713억원으로, 현재 시가총액은 이 순이익의 약 9.0배입니다. 두 기간의 확정 이익과 주가를 대조하면 이익 규모는 커졌지만 순이익 대비 시가총액 배수는 낮아졌습니다.

덕산네오룩스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사상 최고가(76,200원) 0 40,000 60,000 80,000 2020 2022 2024 2026 14,400 25,800
2021년 9월 7만6,200원이던 주가는 2026년 10월 23일 기준 2만5,800원으로 66% 낮아졌습니다.

증권사들은 이익 총액 외의 조건도 평가에 반영했습니다. SK증권은 올해 2월 보고서에서 과거 평균보다 낮아진 자기자본이익률을 근거로 목표 주가 산정에 적용하는 배수를 낮췄습니다. SK증권은 이익이 얼마나 늘어나는지에 더해 투입한 자기자본에 비해 얼마나 버는지도 배수에 반영했지요. 소재 사업 개선과 자회사 편입으로 이익 총액이 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기업가치 평가를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자회사가 더 벌 것이라는 전망에도 지분가치 할인은 함께 적용됐습니다. iM증권은 올해 3월 터보기계의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향후 자회사가 상장할 경우 덕산네오룩스의 지분율이 희석될 가능성을 평가에 반영했습니다. 터보기계의 예상 순이익에 동종업계 평가 배수를 적용하고 덕산네오룩스의 보유 지분율 59.69%를 반영한 뒤에도, 지분가치를 50% 더 할인했는데요. 이 평가에서는 연결 이익을 늘리는 자회사의 성장성과 그 성장의 가치가 덕산네오룩스 주주에게 얼마나 남을지가 함께 고려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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