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사상 최대 반기 낸 SK증권, 주가는 4월의 절반

최대주주는 8년째 사모펀드...영업순수익 점유율 1.7%에서 0.7%로 내려앉아

리지

SK증권2

Illustration by Gemini

SK하이닉스가 40조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고 밝힌 20일 코스피는 5.9% 올라 6852.58로 마감했다. 그 두 글자가 시장에서 지닌 무게를 다시 한번 보여준 날이다. 그런데 같은 두 글자를 사명 앞에 달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회사 가운데 한 곳은 이미 8년 전부터 SK그룹 소속이 아니다.

SK증권은 올 상반기 순이익 569억원을 냈다. 155억원에 그쳤던 1년 전 같은 기간의 3.7배다. 영업이익은 52억원에서 513억원으로 뛰었고 수수료 수익은 1,053억원으로 188% 늘었다. 회사는 그 배경을 "국내 증시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위탁매매 수수료 및 고유 계정 운용 부문의 운용 수익 증가"라고 밝혔다.

그런데 정작 이 회사의 주인은 8년째 사모펀드다. 2018년 7월 SK㈜는 들고 있던 보통주 3,201만주를 전량 매각했다. 보통주 기준 지분 10%에 매각 대금은 515억원이었다. 지금의 최대주주는 지분 19.85%를 보유한 제이앤더블유 비아이지 유한회사다. 그 위에는 출자자 11명으로 구성된 사모펀드가 자리 잡고 있다. 사명에만 SK가 남은 셈이다.

그룹을 떠난 뒤 8년이 어땠는지는 한국신용평가가 지난해 5월 내놓은 평가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경쟁사가 적극적인 자본 확충을 통해 시장지배력과 재무 여력을 확대해온 데 반해 이익 누적 규모가 작고 지속적인 배당과 순손실 시현으로 인해 자본규모가 감소하였다." 실제로 영업순수익 기준 시장점유율은 2019년 1.7%에서 2023년 1.3%로 떨어졌다. 2024년에는 0.7%로 주저앉았다.

2024년에는 83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같은 해 부동산금융에서 인식한 손실만 747억원이었다. 그해 말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자기자본의 47%였다. 그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77%를 차지했고 PF 중에서도 중·후순위가 82%였다. 회수가 불투명해 요주의 이하로 분류해 둔 자산은 3,293억원이다. 쌓아둔 대손충당금은 1,023억원에 그쳤다. 회사는 지점을 25곳에서 15곳으로 줄이고 임원을 102명에서 72명으로 감축한 뒤 자산운용 자회사 두 곳을 매각했다.

SK증권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고점 이후 반토막 0 2,000 4,000 6,000 2020 2022 2024 2026 1,971 2,955
월봉 종가. 붉은 띠 구간에 회사는 상반기 순이익 569억원을 냈다. 1년 전 같은 기간은 155억원이었다.

부족한 자본은 후순위채로 메웠다. 제33~34회 후순위사채 금리가 연 8.0%이고 제36~39회가 연 7.4~7.5%다. 같은 회사가 환매조건부채권(RP)으로 조달하는 금리는 연 2.5~3.6%다. 두 배가 넘는 이자를 얹어 자본을 빌려온 셈이고 그 이자로만 2024년에 136억원이 빠져나갔다. 그러고도 3월 11일 자기주식 1,000만주를 이익소각했다. 장부가로 68억 8,000만원이니 시가총액의 1%에 해당한다. 최근 9년 순이익을 평균 내면 연 83억원이고 이를 자기자본 6,410억원으로 나누면 1.4%다.

주가 2,955원에 시가총액은 6,835억원이다. 상반기 569억원을 그대로 연으로 늘려 잡으면 6배에 거래되는 셈이다. 지난 9년 평균 순이익 83억원으로 계산하면 82배다. 지금 주가는 앞쪽 숫자에 훨씬 가깝다. 그것은 거래대금이 여기서 더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과 2024년에 털어낸 부동산에서 더 나올 것이 없다는 것 두 가지를 함께 믿는 자리다. 4월 6,190원에서 절반이 빠지는 동안 시장이 주가에 반영한 것은 그중 첫 번째뿐이다. 두 번째는 아직 이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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