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온도
지수는 되찾았는데 예탁금은 10조가 빠졌다
코스피가 급락 전 자리로 올라선 12거래일, 대기 자금은 10조원이 나가고 신용융자만 3조원 늘어...

코스피가 5,593.56까지 밀린 날이 7월 30일이다. 사흘 전 23일 7,096.89에서 닷새 만에 21%가 사라졌다. 그 뒤 12거래일 동안 7,146.36까지 반등해 무너지기 전 자리를 되찾았다. 18일 하루에만 2.4% 뛰었고 한 달 기준 9.7% 상승이다. 하지만 그동안 증시로 들어온 자금을 따져보면 지수를 여기까지 밀어 올린 동력이 개운치 않다.
고객예탁금은 8월 4일 110조 4,071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지수가 6,358.95로 바닥에서 갓 올라서던 날이다. 7거래일 뒤인 13일에는 100조 684억원으로, 그 사이 10조 3,387억원이 빠져나갔다. 이 기간 코스피는 6,813.34까지 7.1% 올랐다. 지수가 오르는데 대기 자금이 줄었다면 새 돈이 들어온 게 아니다. 기존에 머물던 돈이 주식으로 바뀌었거나 차익을 챙겨 아예 빠져나갔다는 뜻이다.
그 자리를 채운 것은 빌린 돈이다. 월말 급락에 1조 5,017억원 줄었던 신용융자 잔고는 4일 27조 204억원을 바닥으로 반등했다. 13일에는 30조 4,878억원으로, 7거래일 내리 하루도 거르지 않고 3조 4,674억원이 늘었다. 예탁금 대비 신용잔고 비율은 24.5%에서 30.5%로 6%포인트 뛰었다.
외부 요인이 작용한 것도 아니다. 환율은 13일 1,420.20원에서 18일 1,411.80원으로 오히려 8.4원 내렸다. 코스닥도 한 달 14.8% 올라 같은 흐름을 보였지만, 두 지수 모두 석 달 전 최고치 아래에 머물러 있다. 코스피는 고점보다 21.6%, 코스닥은 16.7% 낮은 자리에서 회복을 말하는 셈이다. 이 반등분을 빚으로 떠받쳤다면 다음 하락에서 치러야 할 대가도 그만큼 크다.
온도로 치면 뜨겁다. 다만 안에서 빌려 쓴 열기다. 예탁금 통계는 13일까지다. 그 뒤로 지수가 4.9% 더 올랐으니 판단은 아직 열려 있다. 다음 발표에서 예탁금이 100조원 위로 다시 늘고 신용잔고 증가세가 멈추면, 그때는 새 돈이 들어왔다고 고쳐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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