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세상 읽기
온라인이 이겼다는 말의 절반
상반기 온라인쇼핑 145조, 빠르게 큰 쪽은 매장을 가진 곳이었다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이긴다는 명제는 십 년 넘게 흔들리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45조 7,371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 늘었다. 2024년 상반기 130조 1,393억원에서 전년 132조 9,541억원으로 2.2% 느는 데 그쳤던 흐름과 견주면 성장에 다시 불이 붙었다. 그런데 이 145조 안에서 누가 이겼는지 따져보면 답은 상식과 어긋난다.
국가데이터처는 이 거래액을 온라인에서만 파는 전용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함께 둔 병행몰로 나눠 집계한다. 전용몰이 111조 2,267억원으로 7.7% 늘어날 때 병행몰은 34조 5,104억원으로 16.1% 증가했다. 두 배가 넘는 속도 차이다. 전체에서 병행몰이 차지하는 비중도 22.4%에서 23.7%로 뛰었다. 마트와 백화점이 온라인에 잠식당한다는 통념과는 정반대 흐름이다.
가장 손쉬운 설명은 오프라인의 반격이다. 새벽배송 적자가 드러나고 매장 없는 쇼핑몰이 하나둘 문을 닫는 사이 매장을 둔 쪽이 시장을 되찾아왔다는 얘기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절반만 맞다. 상품군을 뜯어보면 품목마다 승패가 엇갈린다. 그 방향에도 일정한 규칙이 있다.
병행몰이 크게 이긴 자리는 물건을 눈으로 직접 보고 사던 품목들이다. 가전·전자·통신기기 병행몰 거래액은 2조 4,078억원으로 36.5% 늘었다. 같은 품목 전용몰의 증가율은 9.7%였다. 의복은 격차가 더 두드러진다. 전용몰이 6조 3,067억원으로 1.3% 줄어드는 사이 병행몰은 4조 9,559억원으로 9.6% 늘었다. 여행 및 교통서비스에서도 8조 9,774억원을 기록한 병행몰이 8.9% 늘며 8조 7,334억원으로 3.2% 증가한 전용몰을 앞질렀다. 온라인에서 가격만 비교하고 끝낼 물건이었다면 매장 유무에 따라 이렇게 갈릴 이유가 없다.
반대편은 더 분명하다. 음·식료품에서 전용몰은 18조 659억원으로 12.9% 늘었지만 병행몰은 2조 2,958억원으로 4.5% 줄었다. 농축수산물 병행몰은 16.7% 줄어 스물몇 개 상품군을 통틀어 가장 크게 뒷걸음쳤다. 먹을거리는 이미 승부가 끝났다는 뜻이다. 마트가 자체 사이트에서 파는 장바구니는 지금도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전체 9.6%라는 숫자 이면에도 사연이 있다. 통신기기가 38.7%, 자동차 및 자동차용품이 75.1% 늘어 두 품목이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새 휴대전화가 나온 달의 자급제 판매가 얼마나 차지하는지는 통계상 구분되지 않아 그 규모를 알기 어렵다. 다만 두 품목을 빼면 남은 표정은 밋밋하다. 신발은 0.4%, 서적은 1.2% 줄었다. 스포츠·레저용품은 1.6%, 가구는 2.2% 느는 데 그쳤다.
온라인이 이겼다는 문장으로는 이 통계를 제대로 읽을 수 없다. 승부를 가른 것은 유통 채널이 아니었다. 품목마다 답이 달랐다. 합쳐놓고 보면 매장을 가진 쪽이 온라인에서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물론 병행몰의 16%가 매장에서 옮겨온 매출인지 새로 생긴 매출인지까지 통계가 구분해주지는 않는다. 그래도 하나는 잘라 말할 수 있다. 온라인 전용이라는 말은 더 이상 우위의 이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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