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원가율 63%에서 39%로, 셀트리온 45조원의 전제

합병 첫해 매출 63% 늘 때 순이익은 22% 줄어...자산 24조 중 14조가 무형자산

리지

셀트리온2

Illustration by Gemini

램시마는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다.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같은 효능으로 더 싸게 만든 약이다. 셀트리온은 이런 제품 11개의 글로벌 품목허가를 보유하고 있다. 주가는 6월 8일 15만 9,400원까지 밀렸다가 19만 4,100원으로 올라섰다.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외국인이 1조 7,660억원어치를 순매수해 국내 증시 순매수 1위에 올랐다.

회사는 이번 반기보고서에 "개발, 생산, 판매가 결합된 통합 법인 체제를 완성하였습니다"라고 기재했다. 2023년 12월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합병한 것을 뜻한다. 자사가 만든 약을 사다 파는 회사를 다시 사들인 것이다. 그 합병이 남긴 흔적이 지금 이 회사 숫자의 대부분을 설명한다.

합병 이듬해인 2024년 매출은 3조 5,573억원으로 63% 급증했다. 그런데 순이익은 5,397억원에서 4,189억원으로 줄었다. 매출원가율이 2023년 4분기 63%, 2024년 52.7%로 치솟은 탓이다. 약을 갑자기 못 만들게 된 것은 아니었다.

셀트리온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연저점 이후 100,000 150,000 250,000 300,000 2020 2022 2024 2026 226,894 194,100
월봉 종가. 붉은 띠는 6월 8일 연저점 15만 9,400원 이후 구간이다. 올해 들어 외국인이 사들인 1조 7,660억원은 국내 증시에서 가장 큰 순매수다.

합병으로 넘어온 재고가 시가로 장부에 계상되었기 때문이다. 판매회사가 보유하던 약이 하나씩 팔릴 때마다 부풀려진 원가가 함께 빠져나갔다. 회계가 미뤄둔 비용이 그해 실적으로 나온 것이다.

그 재고가 소진되자 실적이 반전됐다. 지난해 매출원가율은 40.7%로 떨어졌고 영업이익 1조 1,685억원에 순이익 1조 31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원가율은 38.9%로 더 낮아졌다. 2분기 영업이익은 4,518억원, 영업이익률은 32.4%다. 짐펜트라와 유플라이마처럼 수익성이 높은 신제품이 매출의 60%를 넘긴 것이 이를 뒷받침했다.

다만 자산 23조 7,032억원 가운데 14조 1,878억원이 무형자산이다. 그중 12조 916억원이 합병으로 발생한 영업권이다. 누적된 손상차손은 0원이다. 자본 18조 481억원에서 무형자산을 차감하면 3조 8,603억원이 남는다. 시가총액 45조 1,510억원은 그 11.7배다.

45조원은 원가율에 달려 있다. 최근 9년 평균 순이익 5,079억원으로 따지면 89배지만 상반기 주당순이익 3,122원을 연환산하면 31배다. 시장은 후자를 보고 있다. 그러려면 원가율이 여기서 버텨야 하는데 신제품 비중이 이미 60%를 넘겨 제품 구성으로 낼 개선은 대부분 나타났다. 상반기 세전이익 8,900억원 가운데 1,632억원은 환율 효과였다. 금융부채 3조 8,794억원에 4·5공장 투자 1조 2,265억원도 남아 있다. 미국이 바이오시밀러를 의약품 관세에서 제외해준 기준이 다시 그어지거나 원가율이 40%대로 되돌아가는 분기가 나오면 이 몸값을 떠받치던 것은 그 자리에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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