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시장의 온도

빠진 현금 10조, 늘어난 빚 3조

8월 반등을 이끈 자금 흐름을 짚어보면 신규 유입은 잡히지 않고...

리지

증시 대기자금2분

Illustration by Gemini

18일 코스피는 6,869.83으로 마감하며 하루 만에 1.5% 떨어졌고 코스닥은 3.5% 밀려 낙폭이 두 배를 넘었다. 한 달 기준으로는 코스피가 5.4%, 코스닥이 11.3% 오른 만큼 하루 하락만으로 상승세가 끝났다고 단정하기는 섣부르다. 그러나 이번 반등을 이끈 동력이 무엇인지는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증시 자금 통계 어디에서도 신규 자금 유입은 잡히지 않는다. 8월 들어 계좌에 대기하던 현금은 10조원 넘게 빠져나갔고 빈자리는 이자를 물며 빌린 돈이 채웠다. 이번 하락의 충격을 가장 뼈아프게 맞닥뜨린 쪽은 뒤늦게 지수를 따라붙은 투자자들이다.

고객 예탁금은 코스피가 바닥에서 반등하던 8월 4일 110조 4,071억원으로 정점에 달했다. 그로부터 7거래일 뒤인 13일 예탁금은 100조 684억원까지 줄어들었다. 그사이 10조 3,387억원이 증시 주변에서 빠져나갔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는 6,813.34까지 7.2% 올랐다. 지수가 오르는 동안 대기 자금이 줄어든 것은 기존 자금이 주식 매수로 전환되었거나 차익을 실현해 증시 밖으로 빠져나갔음을 뜻한다. 어느 쪽이든 다음 상승을 이끌 실탄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신규 투자자가 대거 유입되었다면 예탁금도 함께 늘었어야 마땅했다.

빠져나간 현금의 빈자리는 증권사에서 빌린 돈이 채웠다. 7월 말 급락에 28조 5,221억원까지 줄었던 신용융자 잔고는 8월 4일 27조 204억원을 바닥으로 돌아선 뒤 13일까지 7거래일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늘어 30조 4,878억원까지 불어났다. 예탁금이 10조 3,387억원 빠지는 사이 빚이 3조 4,674억원 늘었으니 시장에 남아 있는 자금의 성격이 바뀐 셈이다.

지수를 흔든 요인이 외부에서 왔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달러 환율은 13일 1,420.20원에서 18일 1,410.20원으로 10원 내려 원화 가치가 밀리는 국면과는 거리가 멀었다. 환율이 안정세를 보인 며칠 사이 지수만 먼저 흔들렸다. 두 지수 모두 석 달 전 고점보다 코스피는 24.6%, 코스닥은 19.3% 낮은 수준이다.

지금 증시로 신규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는 신호는 어디에도 없다. 빠져나간 현금과 늘어난 빚의 격차가 8월 상승세의 실상을 보여준다. 이자를 물며 산 주식은 주가 하락을 오래 견디기 어렵다. 예탁금과 신용융자 통계는 13일 기준이어서 그 뒤 사흘간의 흐름은 아직 수치로 확인되지 않았다. 다음 발표에서 신용융자 잔고가 30조원 아래로 되돌아가고 그만큼 예탁금이 늘어난다면 18일의 하락은 빚을 털어낸 정리로 고쳐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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