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뒤의 숫자
게임으로 번 돈 밖에서 날린 컴투스, 자회사 정리가 열쇠
별도 영업이익 123억, 연결 72억...상반기 순손실 80억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는 2014년 출시됐다. 올해로 출시 12년째를 맞았다. 컴투스가 지난 12일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이 게임이 속한 역할수행게임(RPG) 부문 매출은 624억원, 야구 게임 라인업을 묶은 스포츠 부문은 689억원이었다. 분기 매출 1,570억원 가운데 대부분을 두 부문이 차지한다. 수천 원을 결제해 캐릭터를 뽑는 사업이 회사의 실적을 떠받친다.
지난달 15~29세 취업자가 19만 1,000명 줄어 4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는 통계가 최근 발표됐다. 목돈이 드는 소비가 위축될수록 수천 원짜리 재미를 찾는 수요는 오히려 탄탄하다. 2분기 연결 매출은 1년 전보다 1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72억원으로 421% 급증했다. 별도 기준 실적은 매출 1,340억원, 영업이익 123억원을 기록했다.
두 수치를 나란히 놓고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본사 홀로 12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자회사 실적까지 합친 연결 영업이익은 72억원에 머물렀다. 51억원이 게임 본업 밖에서 사라진 셈이다. 순손익 항목으로 내려가면 35억원 적자로 돌아선다.
1분기 실적의 괴리는 더 컸다. 영업이익 51억원을 올리고도 법인세 차감 전 순손실 84억원을 기록했다. 분기보고서 주석을 살펴보면 금융원가 405억원 가운데 361억원이 보유 주식 평가손실로 잡혔다. 상반기 지배주주 순손실이 80억원으로 불어난 이유다. 컴투스가 본업에서 번 돈을 엉뚱한 곳에서 날린 셈이다.
가장 큰 손실 요인은 2021년 2,050억원을 들여 인수한 영상 콘텐츠 제작사였다. 인수 이듬해부터 영업손실이 각각 249억, 217억, 118억, 96억원으로 이어졌다. 흑자를 낸 해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컴투스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자회사들은 경영 효율화와 콘텐츠 선별 제작 기조를 거치면서 매출이 지난해 2분기 대비 49.1% 줄었다"고 밝혔다. 이 제작사는 지난 7월 1일 자로 다른 계열사에 합병됐다.
기업가치 평가지표는 낮은 수준이다. 시가총액 3,881억원에 자기자본 1조 691억원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6배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자기자본은 2022년 1조 3,228억원에서 3년 만에 2,537억원 감소했다. 장부상 주가가 저평가돼 보일 뿐 순자산 가치 자체가 해마다 깎여나가는 실정이다.
현재 주가는 본업인 게임 사업의 가치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12년 된 대표작과 야구 게임은 분기마다 1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벌어다 준다. 본업에서 번 돈을 해마다 계열사로 흘려보내는 사업 구조 탓이다. 별도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시가총액은 연간 500억원 수준의 이익 대비 8배 남짓으로 저평가된 상태다. 반면 연결 순손익 기준으로는 밸류에이션 배수를 산정할 수조차 없다. 이 괴리를 좁히는 열쇠는 부실 자회사와 보유 주식을 재무제표에서 얼마나 빨리 털어내느냐다. 신작 출시는 그다음 과제다. 영상 자회사 합병은 그 출발선이다. 그때까지 순자산의 3분의 1에 머무는 주가는 시장의 당연한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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