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상장 후 최저가에서 다시 읽는 오토앤

4년치 손실은 주가에 다 반영...돌아선 영업은 아직

리지

오토앤2

Illustration by Gemini

4년 순손실이라는 요약의 속사정 사채 비용은 떠났고 영업은 돌아왔다 1,702원이 반영하지 않은 것

지난달 오토앤 주가가 1,301원까지 내려갔다. 상장 후 최저치였다. 2022년 1월 현대자동차 사내벤처 1호로 코스닥에 올라 두 달 만에 2만 7,250원까지 갔던 주식이다. 지금은 1,702원, 고점 대비 94% 떨어졌다. 코스닥이 열흘 새 30% 넘게 뛴 이번 랠리에서도 저점을 조금 되돌렸을 뿐이다.

낙폭의 이유는 분명하다. 상장 후 4년 내리 순손실이다. 2022년 24억원, 2023년 11억원, 2024년 55억원, 지난해 52억원. 현대차와 기아 채널에 자동차용품을 유통하는 본업이 매출 591억원 규모로 돌아가는데도 남는 게 없었다는 성적표다.

오토앤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10,000 20,000 30,000 2022 2023 2024 2025 2026 16,850 1,795
월봉 종가. 붉은 점이 최근 가격이다.

그런데 지난해 손익계산서를 줄별로 읽어 내려가면 그림이 달라진다. 영업이익이 7억 5,000만원 흑자다. 2년간 30억원 안팎이던 영업적자에서 벗어났다. 순손실 52억원은 그 아래에서 발생했다. 사채 이자와 평가손이 낳은 금융비용 34억원, 기타비용 13억원, 세전 손실 28억원에 얹힌 법인세 비용 24억원 탓이다. 이 법인세는 장부상 세금 자산을 조정한 결과이고 현금은 나가지 않았다. 장사는 돌아섰는데 맨 아랫줄이 그 사실을 덮은 셈이다.

그 금융비용에는 사연이 있다. 회사는 2023년 8월 전환사채 150억원을 전환가 9,663원에 발행했다. 주가가 그 근처에 가지 못하자 사채권자들은 주식 대신 현금을 택했고, 지난해 11월까지 140억원이 되돌아 나갔다. 회사는 이를 현금으로 감당한 뒤 85억원을 전환가 3,503원에 다시 빌렸다. 그 돈을 넣은 쪽은 주가가 지금의 두 배를 넘어야 수익을 본다. 9,663원에서 3,503원으로 내려온 궤적은 회사의 처지를 보여주지만, 140억원을 갚아낸 이력과 그 뒤에도 남은 별도 기준 현금 201억원은 다른 이야기를 한다. 시가총액 219억원의 90%가 현금이다. 현금을 걷어내면 매출 591억원짜리 사업에 시장이 매긴 몸값은 20억원 남짓이다.

물론 돌아선 영업이 추세라는 증거는 아직 4분기 하나뿐이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 13억원은 전년 같은 분기 6억원보다 오히려 나빠졌다. 계절 탓인지 회귀인지는 2분기 숫자가 답할 것이다. 주가가 사채의 조정 하한 2,803원을 회복하지 못하면 1년 반 뒤 또 한 번의 상환 시험이 온다. 자본총계 186억원은 그 부담을 여유 있게 치를 두께가 아니다.

지금 1,702원은 지나간 4년의 손실을 남김없이 반영하고, 돌아선 영업과 곳간의 현금은 담지 않은 주가다. 고객사인 현대차와 기아가 분기 최대 판매를 갈아치우는 계절에, 그 채널에 물건을 대는 회사의 사업 가치가 20억원으로 매겨져 있다. 이 평가가 맞다면 회사는 이대로 잦아들어야 한다. 2분기 영업이익이 그 전제를 시험하는 첫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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