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매출은 두 자리로 느는데 영업이익이 네 분기째 그대로다

사온 회사가 매출 밀어 올려...영업이익은 네 분기째 정체

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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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ration by Gemini

왈라팝은 스페인에서 월 1,900만 명이 쓰는 중고거래 앱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8월 남은 지분 70.5%를 6,045억원에 사서 100%를 채웠다. 2분기 실적에서 해외 개인 간 거래 매출이 74.9% 늘어난 배경이다. 반기보고서를 보면 왈라팝이 연결에 들어온 뒤 올린 매출 876억원과 순이익 56억원이 따로 적혀 있다.

2분기 매출 3조 3,888억원은 역대 최대다. 1년 전보다 16.2%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5,203억원으로 0.2% 줄었다. 매출이 4,737억원 불어나는 동안 영업이익은 제자리였다. 늘어난 매출 4,737억원 가운데 876억원, 20% 가까이는 돈을 주고 사온 회사에서 나왔다. 실적 발표에는 나오지 않는 계산이다.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탓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엔비디아와의 협력으로 "초기 자본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AI 팩토리 사업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광고 매출은 7.5% 늘었고, 그 성장의 60% 이상이 인공지능 덕이라고 덧붙였다.

NAVER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두나무 발표 이후 100,000 300,000 400,000 500,000 2020 2022 2024 2026 143,403 217,000
월봉 종가. 옅은 띠 구간에 두나무 주식교환일이 9월 30일에서 12월 31일로 밀렸다. 같은 기간 분기 영업이익은 6,106억원에서 5,203억원으로 줄었다.

더 큰 문제는 영업이익 밑단이다. 최근 여섯 분기 영업이익은 5,053억, 5,216억, 5,706억, 6,106억, 5,418억, 5,203억원으로 평평하다. 반면 같은 기간 순이익은 4,237억, 4,973억, 7,347억, 1,630억, 2,910억, 7,043억원이다. 1,630억과 7,347억이 한 해 사이 같은 회사에서 나온 숫자다. 1분기에 마이너스 1,315억원이던 지분법손익은 2분기에 플러스 2,387억원으로 돌아섰다. 기타비용은 상반기에만 2,5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03억원의 세 배를 넘었다. 이익의 방향을 가르는 자리가 본업 바깥에 있다.

두나무도 아직 바깥에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주식교환으로 두나무를 통째로 넘겨받는 거래는 지난해 11월 알려진 뒤 여섯 달 넘게 밀렸다. 교환일은 9월 30일에서 12월 31일로, 주주총회는 8월 18일에서 11월 19일로 미뤄졌다. 네이버 주식 수가 늘어나는 대신 자회사 지분이 얇아지는 구조다. 지분이 얼마나 얇아질지는 그날이 와야 판가름 난다.

여당이 주가순자산비율 0.8배를 밑도는 상장사를 주가누르기 기업으로 묶어 세금을 물리자는 논의가 한창이지만, 네이버는 1.24배라 명단 근처에도 없다. 부채비율 42%에 자본 28조 9,530억원이다. 이 회사 주가를 짓누르는 것은 대주주가 아니다.

주가 228,000원은 3년 전 214,500원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주당순이익 12,376원으로 나누면 18.4배지만, 이 순이익에는 분기마다 수천억씩 출렁이는 영업 외 손익이 섞여 있다. 최근 네 분기 영업이익을 합친 2조 2,433억원에서 세금 4분의 1을 떼면 1조 6,800억원가량이 남고, 시가총액 35조 7,909억원은 그 21배다. 21배는 성장에 매긴 몸값이다. 매출은 그 몸값을 지탱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네 분기째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AI 팩토리도 두나무도 아직 이익에는 잡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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