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뒤의 숫자
개성에 공장 없는 개성공단주, 이틀 새 190억 붙었다
상한가 두 번에 시총 467억...나흘 전 낸 7년 만의 반기 흑자엔 2원 올라

조이너스와 꼼빠니아, 트루젠. 백화점 여성복 매장을 둘러본 사람이면 어디선가 한 번은 본 이름들이다. 이 브랜드들을 거느린 인디에프가 18일과 19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1,845원이던 주가가 3,110원으로 치솟았고, 그 이틀 사이에 시가총액 190억원이 불어났다. 옷이 갑자기 팔려서가 아니다.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전환하겠다며 종전을 위한 다자 논의를 제안하자, 개성공단 관련주들이 일제히 뛰었다. 코데즈컴바인과 좋은사람들도 18일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고 아난티는 25% 올랐다. 이번 주에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 일정까지 맞물려 있다.
그런데 8월 14일 공시된 반기보고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당사는 자체공장이 없으며 생산품 전량을 외주가공하고 있습니다." 공장이 없다. 개성이라는 이름이 남은 자리는 특수관계자 내역의 한 줄인데, ㈜인디에프개성은 모회사 글로벌세아의 계열사이고 인디에프가 그 회사에 진 채무가 29억 8,589만원이다. 공단이 멈춘 지 10년째인 지금도 이 채무는 반기마다 2억원씩 불어난다.
정작 같은 보고서의 실적은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았다. 상반기 매출 526억원에 영업이익 27억 8,000만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1억 9,000만원의 두 배가 넘고, 순이익도 12억 3,000만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2019년부터 7년 연속 적자였고 그동안 쌓인 누적 순손실이 567억원인 회사가, 지난해 상반기 4억 2,000만원 적자에서 한 해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공시 당일 종가는 1,845원, 전날보다 2원 올랐다.
물론 이 흑자는 반쪽짜리다. 상반기 영업으로 27억 8,000만원을 벌어 금융비용으로 14억 8,000만원을 치렀다. 부채 779억원에 부채비율 206%, 유동자산에서 부채총계를 빼면 마이너스 326억원이 남는다. 매출이 늘어난 것도 아니다. 하락세를 겨우 멈췄을 뿐이다. 2011년 2,463억원에서 절반 이하로 줄어든 끝에, 이번 반기 526억원은 전년 동기 522억원과 사실상 같다. 달라진 것은 이익률뿐이고, 매출의 57%는 여전히 조이너스와 꼼빠니아라는 1980년대 두 브랜드가 떠받치고 있다.
6월 9일 이 회사는 5주를 1주로 병합했다. 병합 전 주가로 환산하면 지금 주가는 622원이다. 그 622원짜리 의류 회사에 이틀 만에 불어난 시가총액 190억원은 이번 반기 순이익의 15배이고, 자기자본 379억원을 넘어서며 주가순자산비율을 1.23배까지 끌어올렸다. 하반기에도 상반기만큼 영업이익이 나오면 3,110원은 옷값으로 설명이 된다. 그 전까지 3,110원은 다음 담화문이 정하는 주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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