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삼성SDI 상반기 흑자, 美 세액공제 빼면 1400억 적자

482억원 흑자...배터리 아닌 디스플레이 지분 몫

리지

삼성SDI2분

Illustration by Gemini

"전고체 배터리는 휴머노이드 시대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다." 올해 3월 배터리 전시회에서 삼성SDI 임원이 강조한 포부다. 삼성SDI는 2027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세우고 올 하반기 로봇용 샘플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기대감에 주가는 1년 만에 207,000원에서 516,000원으로 치솟았고 시가총액은 41조 5,821억원으로 늘어났다.

7분기 만의 흑자라는 2분기 영업이익 2,038억원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 기간을 상반기로 넓히면 영업이익은 482억원으로 매출 7조 3,452억원의 0.66% 수준에 머문다. 그런데 손익계산서 매출총이익 아래에는 기타영업수익 1,881억원이 따로 잡혀 있다. 이 수익은 현지 생산 배터리에 미국 정부가 지급하는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 혜택이다. 이 세액공제를 제외하면 상반기 영업손익은 1,399억원 적자로 전환된다. 미국이 투자 이행을 압박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장부상 미국은 이미 자금을 대주고 있는 셈이다.

상반기 순이익은 5,277억원을 기록했다. 턱걸이 흑자를 낸 영업이익 482억원과는 자릿수부터 차이가 난다. 지분법이익 5,164억원이 이 격차를 만들었다. 이 지분법이익은 대부분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15.2%에서 나왔다. 상반기 순이익의 98%를 차지한다. 관계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이익을 장부에 반영한 결과다. 삼성SDI가 배터리를 팔아 남긴 이익이 아닌 셈이다.

그런데 삼성SDI는 이 디스플레이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이사회에 매각 검토 안건이 올랐고 반기보고서에도 추진 현황이 기재됐다. 지분 장부가액은 6월 말 13조 8,314억원으로 시가총액의 3분의 1 수준이다. 지분을 처분하면 공장에 투입할 현금을 쥐는 대신 순이익을 홀로 지탱하던 버팀목은 잃게 된다.

본업인 배터리 사업은 지난해 매출 13조 2,667억원에 영업손실 1조 7,224억원을 냈다. 연간 매출의 13%에 달하는 손실을 낸 셈이다. 부채비율 77%는 아직 감당할 만하지만 차입금 12조 1,109억원에 비해 보유 현금은 1조 5,055억원에 머문다.

삼성SDI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흑자 전환과 합작 종료 0 200,000 400,000 600,000 800,000 2020 2022 2024 2026 253,080 488,000
월봉 종가. 옅은 띠는 7분기 만의 영업흑자와 GM 합작 종료가 알려진 구간이다. 흑자를 만든 상반기 영업이익 482억원에는 미국 정부의 세액공제 1,881억원이 들어 있다.

물론 반등의 조짐은 분명히 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용 무정전 전원 배터리와 전력망 에너지저장장치가 상반기 매출을 이끌었다. GM이 철수한 인디애나 공장은 단독 법인으로 전환해 전기차와 저장장치를 함께 만드는 연산 27기가와트시 거점으로 거듭난다.

하지만 41조 5,821억원이라는 시가총액은 회복이 이미 끝난 뒤에나 어울릴 시가총액이다. 상반기 주당순이익 3,991원이 하반기에도 이어진다고 가정해도 연 7,982원에 그친다. 현재 주가 516,000원은 그 순이익의 65배에 달한다. 이 3,991원의 이익마저 미국 정부의 세액공제와 디스플레이 지분이 만든 착시다. 지금 주가는 앞으로 배터리로 돈을 벌 회사라는 기대감을 미리 반영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지분이 팔려 그 이익이 사라진 자리를 저장장치가 채우지 못하면 시장의 평가는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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