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뒤의 숫자
로켓의 카운트다운, 장부의 카운트다운
발사보다 먼저 오는 것은 자금 조달 공시

최근 우주 산업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달에 도시를 짓겠다는 구상이 전해지는가 하면, 스페이스X 열풍에 국내 부품·투자주도 들썩였다. 그 흐름의 끝에 이노스페이스가 있다. 2017년 설립된 이 회사는 하이브리드 로켓 한빛을 개발했다. 2024년 7월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상장하며 "한국의 스페이스X"로 불린다.
그 서사의 첫 시험은 지난겨울이었다. 첫 상업 발사체 한빛-나노는 일정이 3분기에서 11월로, 다시 12월로 밀렸다. 브라질 알칸타라 기지에서 쏘아 올렸으나 실패했다. 1단 엔진 추력이 멈추며 기체가 손상됐다. 회사는 올해 3월 브라질 공군과의 합동조사 결과를 내놨다. 주가는 상장 직후 2만 1,631원에서 지난달 4,810원까지 내려앉았다.
스페이스X를 따라 산다는 유추에는 구조적 결함이 있다. 스페이스X에 발사는 매출이고 실패조차 데이터다. 반면 이노스페이스에 발사는 아직 비용일 뿐이다. 상장 전후 5년간 매출 합계가 32억원인데 누적 순손실은 2,229억원이다. 지난해에도 매출 27억원에 순손실 751억원을 냈다. 분기마다 120억에서 250억원이 빠져나간다. 같은 로켓이라도 한쪽은 벌면서 쏘고 다른 쪽은 쓰면서 쏜다.
그래서 이 회사의 진짜 카운트다운은 장부에서 돌아간다. 1분기 말 현금성자산은 210억원, 자본총계는 520억원이다. 지금의 소모 속도라면 현금은 두 분기를 넘기기 어렵고 자본은 1년 안팎이다. 신용등급은 B+다. 추가 자금 조달은 이미 정해진 일정이다. 유상증자든 전환사채든 기존 주주의 몫이 얇아지는 방식일 수밖에 없다.
7월 31일에는 또 다른 문제가 드러났다. 회사는 과거 정기보고서 일곱 건을 하루에 일괄 기재정정했다. 그동안 "제재 등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적어온 투자자 보호 항목에 2024년 8월 금융감독원 경고와 9월 금융위원회 과징금 4억 7,690만원이 뒤늦게 들어갔다. 상장 전 증권신고서 없이 우선주를 모집해 받은 제재다. 액수보다 무거운 대목은 이 사실이 2년 가까이 보고서에서 빠져 있었다는 점이다.
시가총액 2,897억원은 지난해 매출의 107배, 자본총계의 5.6배다. 이 몸값의 전제는 다음 발사의 성공과 그날까지 버틸 돈이다. 지난달 저점에서 78% 되돌아온 배경 역시 사업 성과가 아닌 재발사 기대감이다.
로켓 서사만 보고 이 주식을 사면 구조가 정해둔 일정을 놓친다. 다음 큰 뉴스는 이사회에서 나올 공산이 크다. 자금 조달 공시가 먼저이고 발사는 그다음이다. 발사가 성공하더라도 지금 주주는 희석된 지분으로 그 성과를 마주하게 된다. 우주는 멀고 만기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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