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저평가 푼다며 둘로 쪼갠 카카오, 34조 기업가치 입증 논란

카톡 본체가 그룹 영업이익 절반 벌어...분할 비율은 순자산 기준 0.36

리지

카카오2분

Illustration by Gemini

카카오가 21일 이사회를 열어 회사를 둘로 분할하기로 했다. 카카오톡과 인공지능(AI)·광고·커머스는 신설법인 카카오AI가 맡고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카카오모빌리티 같은 주요 계열사와 신규 투자는 존속법인 카카오X가 담당한다. 이날 주가는 7.49% 내린 3만 5,800원에 장을 마쳤다.

일주일 전 제출한 반기보고서에는 카카오 사업들이 "카카오톡 중심의 에코시스템 안에서 시너지를 발산하고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었지만 그 에코시스템을 떼어내겠다는 발표에 주가는 장중 12%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회사가 꼽은 최대 과제는 저평가 해소다. 증권사들이 계열사 가치를 하나씩 합산한 기업가치는 34조 2,000억원이지만 최근 3개월 평균 시가총액은 16조 8,000억원에 머물고 있다는 설명이다. 잠재가치의 절반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카카오는 이런 계산이 나오는지를 올해 실제로 시험해봤다.

지난 3월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 최대주주 자리를 일본 인터넷 기업 라인야후 측에 넘기고 2대 주주로 물러났다. 반기보고서에 기재된 처분대가는 2,489억원에 불과했지만 같은 거래로 연결 장부에서 빠져나간 순자산은 2조 420억원이다. 2020년에 따로 떼어 상장시킨 회사를 6년 만에 정리한 결과다. 올 상반기 중단영업손실은 주당 425원으로 계속영업이익 852원의 절반에 달한다.

회사를 쪼개면 제값을 받는다는 전제는 카카오에서 아직 입증된 적이 없고 떼어냈다가 경영권까지 넘겨 끝까지 가본 유일한 사례에서 장부상 가치와 손에 쥔 현금 사이의 괴리는 오히려 숫자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카카오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분할 발표 0 100,000 150,000 200,000 2020 2022 2024 2026 25,089 35,800
월봉 종가. 붉은 띠 직전 2분기의 연결 영업이익 2,770억원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본업이 나빠서 나온 결정은 아니다. 카카오톡과 광고·커머스를 품은 본체는 상반기 매출 1조 4,149억원에 영업이익 2,455억원을 거둬 종속회사 125개를 모두 합친 연결 영업이익 4,884억원의 절반을 차지했다. 오픈AI와 손잡고 카카오톡에 탑재한 챗GPT의 누적 가입자는 6월 말 1,300만명을 돌파했다. 그 본체가 그대로 카카오AI가 되지만 순자산 장부가액으로 산정한 분할 비율은 0.36에 불과하다.

지금 3만 5,800원은 카카오톡이 실제로 버는 돈에 책정된 주가이며 계열사 가치를 다 더하면 34조원이라는 사측 계산은 아직 그 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그 계산을 인정받으려면 카카오X가 투자 재원으로 밝힌 6조 4,000억원 가운데 자회사에 묶인 4조 1,000억원을 실제로 끌어올려 투자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그러지 못하면 2027년 1월에 늘어나는 것은 상장사 숫자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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