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철강보다 많이 번 자회사 지분 20.7%, 2조원에 매각

매각대금 90%는 아르헨티나 리튬으로...주주 환원 3,500억원은 배당 감소분 4년치

리지

POSCO홀딩스2분76점

Illustration by Gemini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해상 가스전과 인도네시아 팜 농장 호조에 힘입어 올 2분기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2010년 8월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인수했다. 당시 옛 대우의 무역 부문을 이어받은 회사 지분 68%를 3조 3,724억원에 사들였다. 그로부터 16년 만에 포스코홀딩스는 다음 달 7일 포스코인터내셔널 주식 3,643만주를 시장에 처분한다.

매각 대금은 2조 185억원으로 지분 20.7%포인트 규모다. 2010년에는 지분 1%포인트를 496억원에 매입했지만 이번에는 975억원에 처분한다. 같은 날 이사회는 IT 계열사 포스코DX 지분 15.4%포인트도 4,817억원에 처분하기로 의결했다. 포스코홀딩스의 두 회사 지분율은 각각 70.71%와 65.38%에서 50.0%로 떨어진다. 공시에서 밝힌 목적은 "지주회사 디스카운트 해소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적 투자재원 확보"다.

매각 대상이 지금 그룹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핵심 사업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상반기 사업보고서 부문별 실적을 보면 올 상반기 철강 부문 세전이익은 3,518억원이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속한 무역 부문은 4,590억원이었다. 1년 전 상반기에는 철강이 5,782억원, 무역이 2,018억원이었다. 철강사 이름을 단 지주회사에서 정작 철강이 1위가 아니다.

확보한 자금의 쓰임새는 갈린다. 포스코홀딩스가 계획한 상장 자회사 매각 대금은 2027년 말까지 총 3조 5,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90%인 3조 1,500억원은 아르헨티나 염수 리튬 사업에 투입된다. 연 5만톤 생산능력을 10만톤으로 늘리는 증설이다. 주주 환원 규모는 10%인 3,500억원이다.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데 쓴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분을 처분하면 순이익이 연간 2,000억원 줄고 배당은 800억원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주주 환원액 3,500억원은 그 배당 감소분 4년치를 미리 보전해 주는 규모다.

매각 방식에도 조건이 달렸다. 2건 모두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함께 맺기로 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주당 5만 5,400원, 포스코DX 주당 2만 600원을 기준으로 3년 뒤 주가와의 차액을 상대방과 정산하는 구조다. 현금 2조 5,002억원은 다음 달에 들어오지만 매각한 지분의 주가 변동 위험은 3년을 더 떠안아야 한다.

POSCO홀딩스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지분 매각 결정 0 200,000 400,000 600,000 800,000 2020 2022 2024 2026 294,500 327,500
월봉 종가. 붉은 띠 안에서 처분을 결의한 상장 자회사 지분 2건의 금액이 2조 5,002억원이다.

그렇다면 지주회사 디스카운트는 무엇으로 줄어드는가. 삼성전자는 최대 110조원의 주주환원 계획을 공시하고도 자사주 15조원을 소각하지 않고 임직원 성과 보상용으로 돌려 지난 24일 8.7% 급락했다. 시장은 금액보다 방식을 먼저 본다. 포스코홀딩스는 2024년부터 3년에 걸쳐 자사주 6%를 실제로 소각했지만 주가순자산비율은 0.42배에 머물러 있다.

지금 주가 327,500원은 2023년 7월의 764,000원에 비하면 절반에 못 미친다. 당시 주가는 2차전지가 끌어올렸고 이번 투자금 3조 1,500억원도 같은 사업에 투입된다. 포스코홀딩스가 제시한 영업이익률 40%대 중반은 리튬이 톤당 2만달러일 때를 전제로 한 계산이다. 현재 시세가 딱 그 가격이다. 2022년 말 8만달러를 넘겼다가 2024년 1만달러대로 주저앉은 탓이다. 그 시세가 4년을 유지돼야 이 거래의 수지가 맞는다.

이 글이 어땠나요?

눌러 주시면 다음 글을 쓸 때 소중한 참고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