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통계로 세상 읽기

제조업 평균은 122.3, 가운데 업종은 98.2다

스물다섯 업종 중 열아홉이 평균 아래...열셋은 2020년만도 못해

리지

시도/산업별 광공업생산지수(2020=100)2

Illustration by Gemini

지난달 31일 통계청이 6월 산업활동동향을 냈다. 광공업 생산이 1년 전보다 5.8% 늘었고 전산업생산은 한 달 전보다 2.3% 올랐다고 적혀 있었다. 제조업이 살아나고 있다는 문장은 대개 이 두 줄에서 나온다.

같은 통계청이 국가통계포털에 따로 올려두는 표가 있다. "시도/산업별 광공업생산지수"다. 2020년을 100으로 놓고 업종마다 지수를 매긴다. 6월 계절조정 기준으로 제조업 전체는 122.3이었다. 여섯 해 사이 22% 넘게 늘었다는 말이다.

그 표를 업종별로 펼치면 다른 그림이 나온다. 표는 제조업을 스물다섯 업종으로 갈라 적는데, 그중 열아홉이 122.3 아래에 있다. 열셋은 100에도 못 미친다. 6년 전만큼도 못 만들고 있다는 뜻이다. 스물다섯 개를 크기순으로 세워 한가운데를 집어보면 98.2다. 표에 없어 직접 세어봤다.

평균 위에 여섯, 아래에 열아홉 (단위=%) 2020년 대비 생산지수 증감, 제조업 25개 업종, 2026년 6월 계절조정 가구-42.3 목재·나무제품-35.4 의복·모피-22.7 비금속광물제품-20 가죽·가방·신발-18.9 기타 제품-16.9 섬유제품-14.8 화학제품-8.3 1차 금속-5.5 인쇄·기록매체-5.2 담배-2.5 음료-1.8 석유정제·코크스-1.8 고무·플라스틱0.5 식료품2.5 금속가공제품5.7 펄프·종이7.7 전기장비16.3 기계·장비16.5 제조업 전체22.3 자동차42.1 전자·통신장비53.4 의료·정밀기기57.9 의약품71.6 기타 운송장비90 기계·장비 수리187.8
2020년 대비 업종별 생산 증감. 붉은 막대가 제조업 전체다. 0선 왼쪽 열셋은 여섯 해 전만큼도 못 만들고 있다.

무엇이 평균을 끌어올렸는지는 금방 보인다. 반도체 제조업이 190.6이다. 여섯 해 만에 두 배 가까이 됐다. 기타 운송장비 190.0, 의약품 171.6이 뒤를 잇는다. 반대편에는 가구 57.7, 목재·나무제품 64.6, 의복·모피 77.3이 있다. 화학제품은 91.7, 1차 금속은 94.5다. 석유화학과 철강이 앉은 자리다.

가장 이상한 것은 같은 칸 안에 있다. 반도체가 속한 대분류의 이름은 "전자 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이고 지수는 153.4다. 그런데 같은 분류 안의 전자 부품 제조업은 66.3이다. 디스플레이가 들어 있는 자리다. 출하지수는 그보다 더 낮은 56.6이다. 만든 것보다 내보낸 것이 더 줄었다. 6월 통계청 설명도 "전자부품 등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자동차, 반도체 등에서 생산이 늘어"로 시작한다. 한 문장 안에서 부호가 갈린다.

반도체가 기술과 자본이 몰린 산업이라 생산과 수출이 늘어도 국내 고용이나 내수로 잘 넘어가지 않는다는 지적은 전부터 있었다. 1분기 숫자가 그 말을 그대로 보여준다. 반도체 생산은 14.1% 늘었고, 반도체를 뺀 제조업은 0.2% 늘었다.

지수가 잘못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생산이 많은 업종에 무게를 더 주도록 설계돼 있으니 반도체가 커지면 평균도 따라 올라간다. 문제는 그 평균을 업종의 대푯값처럼 읽는 습관이다. 122.3은 그중 몇몇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알려주는 숫자다. 스물다섯 업종의 형편을 담은 값이 아니다.

그러니 제조업이 살아났다는 문장은 여섯 업종의 이야기다. 나머지 열아홉에 회복이라는 말을 붙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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