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통계로 세상 읽기

7년 만에 24만 건으로 늘어난 혼인...증가분 59%는 30대 초반에 집중

30대 초반 여성이 4% 느는 동안 이들의 혼인은 40% 늘어...20대 초반 혼인율은 25년 새 6분의 1로 줄어

리지

혼인부부의 연령별 혼인2

Illustration by Gemini

지난해 결혼이 늘었다. 국가데이터처가 집계한 2025년 혼인은 24만 300건으로 전년보다 8.1% 늘며 2018년 이래 7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십수 년간 줄곧 줄어들던 수치가 2년 연속 반등한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좋은 소식은 우선 그대로 받아들일 일이다.

더욱 반가운 까닭은 그간의 침체가 그만큼 깊었던 데 있다. 혼인은 2010년대 내내 줄어들었고 팬데믹을 거치며 19만 건까지 떨어져 그 무렵부터 결혼은 통계에서 서서히 지워지는 항목처럼 인식됐다. 이런 상황에서 2년간 4만 7,000건이 늘어난 것은 어느 모로 보나 나쁜 소식이 아니다.

그러나 세부 내역을 뜯어보면 사정은 사뭇 다르다. 혼인 통계에서 여성 연령을 5세 단위로 나눠 보면 20대 초반은 지난 2년간 오히려 줄었다. 40대 후반과 50대 이상 역시 줄었다. 혼인이 늘어난 연령대에서도 격차가 커 30대 초반이 2년간 증가분의 59%를 차지했고 여기에 20대 후반을 더하면 90%에 달한다.

국가데이터처는 인구가 많은 "에코붐 세대"가 혼인 적령기에 진입한 점을 배경으로 들었으나 맞는 설명이라 해도 규모가 맞지 않는다. 해당 연령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혼인율을 보면 30대 초반 여성의 혼인율은 2년 사이 42.7건에서 57.6건으로 올랐다. 이 연령대 여성 인구는 4% 늘어난 반면 이들이 올린 혼인은 40% 증가한 만큼 인구 효과가 밀어 올린 몫은 그중 일부에 그친다. 나머지는 결혼을 결심한 사람이 늘어난 결과다.

25년 전 통계와 비교해 보면 이번 변화의 의미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2000년 여성 혼인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20대 후반이었으며 그 아래 20대 초반도 1,000명당 44.8건으로 30대 초반의 두 배 반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20대 초반이 7.6건으로 급감한 반면 30대 초반은 57.6건으로 올라 두 연령대의 위치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가장 많이 결혼하는 연령대가 25년 동안 한 단계 위로 이동한 셈이다.

결혼이 옮겨 간 칸 (단위=건) 여성 혼인율의 2000년과 2025년 차이, 해당 연령 1,000명당 건 -37.220대 초반 -30.620대 후반 40.230대 초반 13.330대 후반 1.540대 초반 -0.140대 후반
왼쪽 두 칸에서 빠져나간 것이 세 번째 칸 하나로 옮겨 갔다

그사이 제도적 환경은 결혼을 제대로 뒷받침해주지 못했다. 정부가 이달 내놓은 대책에 정책대출의 "결혼페널티 해소" 항목을 포함한 것도 미혼일 때 받던 대출이 혼인신고를 하는 순간 막히는 일이 흔해 혼인신고를 미루는 편이 낫다는 인식이 그만큼 널리 퍼진 탓이다. 결혼이 늦어진 사정의 일부는 통계 바깥에 적혀 있다.

24만 300건은 결혼에 나서는 사람이 다시 늘었음을 보여준다. 다만 늘어난 결혼이 30~34세 사이 다섯 해에 몰려 있을 뿐 그 앞 칸과 뒤 칸은 이번에도 채워지지 않았다. 좁은 한 구간에 혼인이 몰린 흐름을 회복이라 부르려면 다른 연령대가 함께 늘어나는 해를 한 번은 더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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