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시장의 온도

대기 자금 105조 쌓여도 지수 하락...신용융자만 3조 늘어

사흘 새 예탁금 6조 5천억 유입됐지만 지수 상승 땐 다시 빠져나가고...

리지

투자자예탁금1분

Illustration by Gemini

증시 계좌의 주식 매수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20일 105조 3,543억원이다. 전날에는 106조 5,750억원으로 이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급락장에 이탈했던 자금이 다시 유입된 결과다. 자금이 유입됐다면 지수도 함께 상승했어야 했다. 그러나 24일 코스피는 3.1% 내린 6,696.96으로 장을 마쳤다. 반면 코스닥은 1.4% 올랐다.

현금이 계좌에 쌓인 사흘 동안 지수는 줄곧 하락했다. 실제로 13일 100조 684억원이던 예탁금은 19일까지 6조 5,066억원 늘었고 같은 기간 코스피는 6,813.34에서 6,471.17로 5.0% 내렸다. 이 기간 18일 하루에 들어온 자금만 4조 447억원에 달했다. 주식을 팔아 확보한 현금이건 추가 하락을 기다리는 자금이건 모두 계좌에 묶여 있었다.

20일 코스피가 6,852.58로 하루에 5.9% 급등하자 예탁금은 1조 2,207억원 빠져나갔다. 이처럼 지수가 오르면 대기 자금이 줄고 지수가 밀리면 다시 유입되는 흐름이다. 결국 증시 안에서 같은 돈이 오갔을 뿐 그사이 전체 계좌의 현금이 불어난 폭은 이달 초 104조원대에서 1조원 남짓에 불과하다. 신규 개설 계좌의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면 예탁금 증가 폭이 이렇게 미미할 리 없다.

지수와 시소를 타지 않는 지표가 하나 있다. 신용융자 잔고는 20일 31조 4,480억원이다. 이달 6일 28조 3,873억원에서 3조원 넘게 불었고 그사이 줄어든 날은 14일 하루뿐이었다. 지수가 5.8% 빠진 19일에도 잔고는 늘었다. 금융투자협회 통계에서 이 항목의 명칭은 "신용거래융자"다. 증권사에 이자를 내고 돈을 빌려 매수한 주식이라는 의미다.

외부 자금이 대거 이탈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환율은 18일 1,413.50원에서 24일 1,381.30원으로 32원 넘게 내려 원화 가치가 오히려 강세를 보였다. 원화 가치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지수만 먼저 조정을 받았다. 한 달을 놓고 보면 코스피는 0.1% 움직이는 데 그쳤다. 지금 증시로 새로 유입되는 돈은 이자를 부담하며 빌린 자금에 불과하다. 지수가 상승하는 날 예탁금이 함께 늘어난다면 그때 비로소 외부에서 자금이 들어왔다고 판단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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