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티니핑은 어디에나 있는데 주가는 4분의 1이 됐다

캐릭터는 여전히 팔려...흑자의 절반은 회계에서 나와

리지

SAMG엔터2

Illustration by Gemini

국민 캐릭터를 품은 회사의 역설 흑자 전환했지만 순이익 절반은 회계의 몫 더 큰 문제는 흥행 사업의 정상 이익 진짜 난관은 그 이익이 반복되느냐

아이 키우는 집치고 티니핑을 모르는 곳이 없다. 극장판 "사랑의 하츄핑"이 흥행했고, 마트 완구 매대 명당도 이 캐릭터 차지다. 아이가 해마다 줄어드는 나라에서 어린이 캐릭터로 가장 뜨거웠던 주식이 SAMG엔터다. 지난해 6월 주가는 9만 9,400원까지 올랐다. 지금은 2만 3,850원이다. 캐릭터가 국민적 인기를 끄는 사이 주가는 4분의 1이 됐다.

2000년 삼지애니메이션으로 출발한 1세대 제작사다. 2016년 미니특공대를 중국에 선보여 흥행시켰고, 국내 최대 3D 애니메이션 제작사로 성장했다. 2022년 말 코스닥에 입성했으나 성적표는 험했다. 그 무렵 4년 내리 적자였고 누적 순손실은 700억원을 넘었다. 캐릭터의 인기와 회사의 실적 사이 거리가 그만큼 멀었다.

SAMG엔터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0 50,000 75,000 100,000 2023 2024 2025 2026 25,300 21,900
월봉 종가. 붉은 점이 최근 가격이다.

지난해 그 거리가 처음 좁혀졌다. 매출 1,413억원, 영업이익 22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완구 유통을 고마진 구조로 바꾼 결실이다.

다만 순이익 301억원이라는 숫자는 절반쯤 걸러 읽어야 한다. 영업이익보다 순이익이 75억원 많은데, 그 틈에 법인세수익 59억원과 파생금융상품평가이익 84억원이 들어 있다. 적자 시절 쌓인 세금 자산을 흑자 전환과 함께 인식하고, 상장 때 발행한 금융상품의 평가익이 잡힌 회계의 몫이다. 장부상 돌아온 이익이라 내년에는 반복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이 사업의 정상 이익이 얼마냐는 점이다. 완구와 캐릭터는 흥행 사업이라 분기 손익이 널을 뛴다. 지난해 3분기에는 7억원 영업적자였고 4분기에는 117억원 흑자였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39억원은 전년 동기 63억원보다 줄었다. 고점 시절 시가총액 1조원은 영업이익 226억원의 45배에 달했다. 히트가 해마다 반복된다는 가정을 반영한 몸값이었다. 극장판 한 편의 흥행을 매년 이어질 평년작으로 믿어버린 셈이다.

진짜 난관은 다음 흥행작을 어디서 끌어오느냐다. 국내 완구 시장은 인구 구조 탓에 성장의 천장이 뚜렷하다. 회사도 이를 알고 티니핑을 중국과 일본 키즈스테이션에 공급하고, 아이치이와 텐센트로 방영 창구를 넓혔다. 성장의 남은 절반은 국경 밖에서 찾아야 한다. 그러나 해외 캐릭터 사업은 국내보다 경쟁도, 계약 조건도 거칠다.

지금 시가총액 2,434억원은 영업이익의 10.8배, 자본총계 834억원의 2.9배다. 고점의 광기도 저점의 공포도 걷힌 자리다. 이제 평가는 티니핑의 인기가 아닌 실적의 지속성에 달려 있다. 인기는 이미 입증됐다. 다만 그 인기가 해마다 200억원대 영업이익으로 돌아올지는 아직 한 해만 확인됐을 뿐이다. 두 해째 증명이 나올 때까지, 이 주식의 이름은 신인 흑자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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