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로봇 프리미엄의 실측치

보통주와 우선주 낙폭 차이...로봇 이야기의 값이 여기 있어

리지

현대자동차2

Illustration by Gemini

같은 회사의 두 주식은 같은 이익을 나눈다 보통주와 우선주의 낙폭 차가 이야기의 프리미엄 사상 최대 매출에 영업이익은 19% 감소 로봇은 덤이고, 덤은 프리미엄을 얹지 않을 때만 공짜다

이야기에 붙은 프리미엄은 대개 계산하기 어렵다. 현대자동차는 예외다. 우선주가 있어서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는 로봇주로 불렸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가 피지컬 AI의 주역으로 떠오르며 보통주 주가는 6월 22일 58만 1,000원까지 올랐다. 열기가 식자 8월 7일 39만 5,500원으로 31.9% 내렸다. 이 기간 우선주 세 종은 평균 15.2% 내리는 데 그쳤다. 같은 회사, 같은 이익을 두고 두 달 새 낙폭이 16.7%포인트 벌어졌다. 이 격차가 로봇 이야기에 시장이 얹었다가 거둬들인 프리미엄의 실측치다. 배당 차이로는 설명되지 않는 크기다. 기대는 의결권 있는 보통주에만 실렸고, 빠질 때도 보통주에서만 빠졌다.

현대자동차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0 200,000 600,000 800,000 2020 2022 2024 2026 129,500 435,000
월봉 종가. 붉은 점이 최근 가격이다.

본업인 자동차 사업을 보면 우선주가 덜 빠진 이유가 드러난다. 지난해 매출 186조 2,545억원은 사상 최대였지만 영업이익은 11조 4,679억원으로 전년 14조 2,396억원에서 19% 줄었다. 미국 관세가 이익을 깎았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조 5,147억원도 전년 같은 분기 3조 6,336억원의 3분의 2 수준이다. 가장 많이 팔고 덜 남기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 주가는 이런 부진한 실적만으로도 설명된다. 41만 8,500원, 시가총액 85조 6,911억원은 최근 12개월 순이익의 11.8배이고 자본총계 127조 6,482억원의 0.67배다. 22년 무적자에 최근 9년 평균 순이익 6조 7,606억원인 회사의 몸값으로는 로봇을 한 대도 셈에 넣지 않은 평가다. 배당 하한선도 있다. 회사가 약속한 연간 최소 주당 배당금 1만원은 현재가 기준 2.4%, 우선주로는 5% 안팎이다.

남은 물음표는 하나다. 아틀라스가 언제부터 얼마를 버느냐다. 상반기 급등은 답을 확인하기도 전에 프리미엄부터 얹은 결과였고, 하반기 하락은 답이 나오지 않자 기대를 거둬들인 셈이다. 오는 26일 CEO 인베스터데이가 로봇 사업의 수익화 일정을 내놓는지가 다음 관문이다.

거래대금이 두 달 새 반토막 난 최근 장에서 이야기로 오른 주식들의 청구서가 돌아오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한 차례 대가를 치렀다. 지금 주가는 자동차 회사 본업만의 몸값이고, 로봇은 덤으로 얹혀 있다. 덤은 프리미엄을 얹지 않을 때만 공짜다. 다시 몸값이 뛰는 날, 그 평가가 이야기인지 숫자인지부터 가려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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