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뒤의 숫자
운동화 회사의 재무제표를 증권사가 삼켰다
매출 3,796억→2조 6,152억...증권사 살림이 연결로 들어온 결과

부채비율 814%는 부실이 아닌 업종의 숫자 0.18배라는 할인은 분모의 정체부터 물어야 분기 손익 650억 스윙, 실체는 증권 시황 새 엔진의 연료인 거래대금부터 반토막
재무비율은 회사가 무엇으로 돈을 버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LS네트웍스의 숫자를 비율로만 보면 모조리 잘못 읽는다.
1949년 12월 신발류 제조업으로 출발했다. 프로스펙스를 만들어 팔고 서울 한강대로의 LS용산타워를 임대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원자재 트레이딩도 벌였다. 그러다 2024년 1월 이베스트투자증권, 지금의 LS증권 경영권을 확보했다. 재무제표의 주인이 바뀐 순간이다. 매출은 2023년 3,796억원에서 2024년 1조 9,338억원, 지난해 2조 6,152억원이 됐다. 증권사 살림이 연결로 들어온 결과다. 운동화가 다섯 배 더 팔린 것이 아니다.
부채비율부터 보자. 지난해 말 자산 11조 6,854억원에 부채 10조 4,074억원으로 814%에 달한다. 제조업 기준이라면 부도 직전의 숫자다. 그러나 대부분은 증권 자회사의 고객예수금과 차입, 환매조건부채권 같은 영업 부채다. 증권업은 원래 남의 돈을 대차대조표에 얹어놓고 하는 장사라 수백 퍼센트의 부채비율도 자연스럽다. 814%를 위험 신호로 읽으면 업종의 본질을 놓친다.
반대쪽 오독도 있다. 시가총액 2,352억원은 자본총계 1조 2,780억원의 0.18배다. 여기까지만 보면 자산주 시장의 특급 매물이다. 하지만 이 자본은 2022년 5,519억원에서 3년 만에 두 배 넘게 뛰었다. 증권사를 연결하며 불어난 덩치이지 영업으로 번 돈은 아니다. 지분을 모두 쥔 것도 아니어서 남의 몫인 비지배지분까지 섞여 있다. 정작 회사는 2024년 176억원, 지난해 19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분모가 커진 사연을 모르면 0.18배라는 할인율도 제대로 읽을 수 없다.
이익의 실체는 분기 손익이 말해준다. 지난해 4분기 순손실 383억원, 올해 1분기 순이익 264억원. 석 달 만에 650억원이 뒤집혔다. 운동화 판매와 빌딩 임대는 단기간에 이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이 회사의 손익은 이제 증권 시황 그 자체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433억원도 상반기 증시 활황이 만든 숫자다.
그 연료가 지금 줄고 있다. 국내 증시 거래금액이 두 달 새 반토막 났고 하반기 증권사 실적 둔화 우려도 번진다. 3월에 프로스펙스 리브랜딩을 시작했다지만, 다음 분기를 결정하는 것은 거래대금이다. 비율을 읽기 전에 회사의 본업이 무엇인지 묻지 않으면, 단순한 나눗셈도 엉뚱한 답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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