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뒤의 숫자
키트루다 매출 세 배 늘어도, 알테오젠 2% 로열티로는 16조 시가총액에 역부족
이미 팔리는 제품이 뒷받침하는 가치...시가총액의 절반에도 못 미쳐

키트루다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46조원 팔린 항암제다. 정맥으로 30분 동안 투여하던 약을 1~2분 만에 피하 투여하도록 바꾼 제형이 지난해 9월 미국에 출시됐다. 알테오젠의 히알루로니다제 기술 ALT-B4를 적용한 첫 상업화 제품 큐렉스가 바로 이 약이다. 출시 후 넉 달 동안 4,000만달러 팔렸던 큐렉스는 올 1분기 1억 2,800만달러, 2분기 4억 6,300만달러로 늘었다. 직전 분기보다 세 배 넘게 늘어난 규모다. 이에 알테오젠 시가총액은 16조 8,261억원으로 불어났지만 회사가 이 약에서 챙기는 로열티는 순매출의 2%에 그친다.
8월 들어 호재가 잇따랐다. 4일 익명의 제약사와 최대 3억 6,500만달러 규모 ALT-B4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고, 7일에는 블랙록이 지분 5.03%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14일 상반기 실적 보고서에 담긴 2분기 영업이익 342억원은 증권가 추정치를 82.9% 뛰어넘었다. 호실적이 이어지자 허혜민 키움증권 혁신성장리서치팀장은 해외 투자자가 주목하는 곳으로 "저평가 또는 실제 현금흐름 창출 가능성이 높아지는 기업"을 꼽았다. 매수세가 몰리며 7월 말 237,376원이었던 주가는 보름 만에 314,000원으로 뛰었다.
로열티 2%의 실상은 계약서에 담겨 있다. 시장에서는 4~5%를 기대했으나 올 1월 요율이 확인되자 사흘 만에 주가가 30% 가까이 곤두박질쳤다. 심지어 이 2%는 아직 시작조차 되지 않았다. 최대 10억달러에 이르는 판매 마일스톤을 모두 달성한 뒤에야 로열티가 발생하는 구조다. 큐렉스가 첫해 580억원 팔리는 동안 알테오젠이 손에 쥔 로열티는 없었다.
수치를 따져보면 이렇다. 한 증권사는 큐렉스 매출이 2028년 16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로열티 2%를 적용하면 4,900억원이다. ALT-B4의 미국 물질특허가 2043년 초 만료되므로 로열티 수령 기간은 16년 반이다. 정점의 로열티가 끝까지 이어진다고 보고 할인 없이 합쳐도 8조원이다. 판매 마일스톤 최대치 1조 5,000억원을 얹어도 9조 6,000억원으로 시가총액의 57%에 불과하다.
재무제표에 잡힌 이익도 온전한 현금은 아니다. 상반기 순이익 1,013억원 가운데 414억원(40.9%)은 파생상품 평가이익과 외화환산이익에서 발생했다. 영업 활동으로 들어온 실제 현금은 375억원에 그쳤다. 파생상품 평가이익 255억원의 내막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2월 주당 356,433원에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의 전환권을 부채로 반영했으나 주가가 밑돌면서 1,048억원이었던 부채가 733억원으로 줄었다. 주가 하락으로 생긴 서류상의 이익인 셈이다.
회사가 부실하다는 뜻은 아니다. 상반기 매출 1,405억원에 영업이익 735억원으로 영업이익률 52%를 기록했다. 알테오젠의 부채비율도 35%로 안정적이다. 문제는 지금의 기업가치다. 시가총액 16조 8,000억원 가운데 이미 팔리는 제품이 뒷받침하는 가치는 절반에도 이르지 못한다. 나머지는 2029년 이후 출시될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 피하주사처럼 아직 상업화되지 않은 파이프라인에 반영돼 있다. 그 간극을 메우려면 다음 계약 요율이 2%보다 높아야 한다. 2%라는 요율은 이미 한계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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