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뒤의 숫자
값이 열한 배가 되는 동안 회사가 한 일
주문 열한 배 느는 동안 설비 투자는 걷은 돈의 6%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한 동을 짓는 데 들어가는 광케이블이 보통 서버실의 수십 배에 달한다는 설명은 이제 흔하다. 이를 가장 극적으로 증명한 종목이 대한광통신이다. 1년 전 1,114원이던 주식은 지금 13,370원이다. 지난해 3월 398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올해 5월 31,500원을 찍었다.
앞부분은 맞다. 올 상반기 매출은 833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1,394억원의 속도를 앞질렀다. 수출은 537억원으로 그중 3분의 2다. 미국 텍사스 현지 법인을 세워 생산능력 항목에 처음 올렸다. 1분기 영업손실도 40억원으로 1년 전 69억원에서 줄었다.
하지만 주가가 열한 배 뛰는 사이 회사가 실제로 한 일을 보면 결이 달라진다. 올 1월과 2월에 걸쳐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기존 주식의 17.8%에 해당하는 신주 2,350만 주로 549억 9,000만원을 조달했다. 공시에 적힌 쓰임새는 시설자금 35억원, 운영자금 414억 9,000만원, 채무상환 100억원으로 나뉜다.
수요가 폭발한다는 시장에서 주가가 스무 배 넘게 오른 회사가, 그렇게 끌어모은 자금 중 6%만 설비에 넣었다. 나머지는 회사를 굴리고 빚을 갚는 데 들어갔다.
손익계산서를 보면 사정이 드러난다. 이 회사는 22년 가운데 열여섯 해가 적자였고 최근 7년은 내리 적자였다. 7년 동안 쌓인 순손실만 2,048억원이다. 지난해에도 매출 1,394억원에 순손실 280억원을 냈다. 주문이 늘어도 먼저 해야 할 일은 버티기였던 셈이다.
지금 시가총액은 2조 788억원이다. 지난해 매출의 15배이자 지난 12년 동안 올린 매출을 전부 더한 것보다 크다. 그동안 연간 500억원 이상을 한 번도 벌어본 적 없는 회사에 매겨진 몸값이다.
고점에서 이미 58% 내려왔지만, 지금 주가 역시 앞으로 팔릴 것이라는 기대에 매겨져 있다. 그 기대가 옳다면 증설 공시에서 먼저 드러난다. 회사가 걷은 돈의 6%만 설비로 보낸 판단은, 지금 주가가 믿는 수요보다 회사가 본 수요가 작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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