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이익 꺾이자 판교 사옥에 1315억...SOOP이 마주한 시장의 불신

2분기 영업익 58% 급감...시총 32%에 달하는 사옥 매입에 주가는 52주 최저가 수준

리지

SOOP2분

Illustration by Gemini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세븐벤처밸리에 본사를 둔 SOOP(옛 아프리카TV)은 지난달 4일 판교의 토지와 건물을 1,315억원에 매입하겠다고 공시했다. 시가총액(4,067억원)의 32%에 이르는 규모다.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시청자가 스트리머에게 후원하는 별풍선과 구독, 유료 아이템을 팔아 장부에 쌓은 현금이다. 회사는 지난달 30일 잔금 1,183억원을 치르고 소유권 이전을 마쳤다.

문제는 이 자금이 집행된 시점이다. 수출 대형주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쓰며 달리는 사이 국내 내수 플랫폼의 열기는 급격히 식었다. SOOP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26억원으로 전년 2분기(301억원)보다 58% 급감했다. 트위치가 한국에서 철수한 뒤 2024년 1,024억원, 2025년 1,037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던 기세가 1년 만에 꺾였다.

주력 사업의 둔화는 숫자로 드러났다. 상반기 플랫폼 매출은 1,482억원으로 전년 상반기(1,694억원)보다 12.5% 줄었다. 이용자 결제가 줄거나 플랫폼을 떠났다는 뜻이다.

반면 영업비용은 상반기에만 1,760억원으로 전년 상반기보다 94억원 늘었다. 여기에 2분기에는 잡손실 30억원이 일회성으로 반영되면서 순이익은 87억원에 그쳤다.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75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영업에서 들어오는 현금이 마르는 사이 회사의 행보는 대조를 이뤘다. 지난 6월 모기업의 재정난으로 해체 위기에 놓였던 금융회사 페퍼저축은행의 여자 프로배구단을 인수해 SOOP 수퍼스를 창단하고 7년 동안 현장을 떠나 있던 김세진 전 한국배구연맹 본부장을 감독으로 선임했다. 이어 9월에는 대규모 사옥 매입에 나섰다. 상반기 말 보유 현금(1,114억원)을 모두 동원해도 잔금(1,183억원)에 미치지 못하자 금융기관 차입까지 일으켰다.

회사 측은 공시를 통해 "분산된 연구개발센터와 계열사의 업무 공간을 통합해 협업을 강화하고 임차료를 절감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주주 가치를 높이겠다며 189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소각도 결의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주가는 2021년 최고점(24만 9,100원) 대비 85% 떨어진 3만 6,350원에 머물러 있다. 1년 전 주가와 비교해도 반토막 수준이다.

SOOP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사옥 매입과 실적 쇼크 0 100,000 150,000 200,000 250,000 2020 2022 2024 2026 41,000 36,350
월봉 종가. 붉은 띠는 상반기 영업이익 급감 속에 1,315억원 사옥 매입을 공시한 구간이다.

시가총액 4,067억원은 지난해 순이익(1,037억원)의 네 배도 안 되는 수준이다. 장부상 자본(5,032억원)에도 못 미쳐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1배에 머문다. 시장이 이 회사를 이토록 낮게 평가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별풍선이라는 현금 창출력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회사가 그 자금을 차세대 기술이나 글로벌 확장에 쓰지 않고 부동산과 스포츠단 같은 외형에 묶어두고 있다는 불신 탓이다.

사옥 등기로는 시장의 불신을 해소하지 못한다. 관건은 10월 말 발표될 3분기 실적이다. 별풍선 매출의 반등이 숫자로 확인돼야 4,000억원에 갇힌 시가총액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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