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시장의 온도

7000선 육박한 코스피, 예탁금 빠지고 빚만 33조원

코스피 하루 4.3% 급등해 6973선 안착...예탁금은 4조 5057억원 빠지고 신용융자 잔고 33조원 돌파

리지

고객예탁금2분

Illustration by Gemini

코스피지수가 7일 하루 만에 4.3% 급등하며 6,973.42로 장을 마쳤다. 지난 2일 6,562.72까지 밀려났던 지수는 3거래일 연속 반등하며 7,000선 턱밑에 바짝 다가섰다. 환율도 빠르게 안정세를 되찾았다. 1일 1,375.50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7일 1,342.60원으로 30원 넘게 내렸다. 원화 가치도 그만큼 가파르게 뛰었다. 겉으로 드러난 지표만 보면 완연한 회복 국면이다.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고 급락 충격을 벗어난 증시가 다시 달리는 모양새다. 7,000선 회복을 향한 기대감도 커졌다.

지수 이면의 온도는 정반대다. 실제 자금 흐름을 들여다보면 그렇다. 주식을 사기 위해 계좌에 넣어둔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이 시장을 지키지 못하고 뒷걸음질 쳤다. 2일 지수가 6,562.72까지 급락할 당시에는 돈이 몰렸다. 예탁금 4조 981억원이 유입되며 102조 2,672억원으로 100조원 선을 되찾았다. 하지만 온기는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바로 다음 날인 3일 예탁금 4조 5,057억원이 단 하루 만에 빠져나갔다. 지수가 반등을 준비하던 길목에서 예탁금은 97조 7,615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저가 매수에 나섰던 자금이 지수 반등을 기다리지 않고 돌아선 것이다. 차익 실현과 함께 시장 밖으로 곧장 빠져나간 탓이다.

빠져나간 현금의 빈자리는 빚이 채웠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들인 신용융자 잔고가 연일 늘어났다. 지수의 등락과도 무관했다. 신용융자 잔고는 급락했던 2일 33조 74억원으로 사상 처음 33조원 선을 넘어섰다. 3일에도 잔고가 1,012억원 더 늘어나 33조 1,086억원에 이르렀다. 계좌의 현금은 하루 만에 4조원 넘게 줄어들었다. 그런데 매일 이자를 치러야 하는 대출금만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새 돈의 유입은 끊겼고 차입금 부담만 더 커졌다.

지수가 7,000선에 육박했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코스피는 석 달 전 고점인 8,476.48보다 여전히 17.7% 낮다. 7일 코스닥도 822.61로 석 달 전 고점인 929.35보다 11.5% 낮다. 새로운 현금 유입 없이 빚으로만 떠받치는 반등은 불안하다. 지수가 흔들릴 때 담보 부족에 따른 매도 압박만 키울 뿐이다. 환율이 1,340원대로 내려앉으며 대외 여건에 숨통이 트였다. 그런데도 국내 투자자들은 증시 진입을 주저하며 밖으로 돌고 있다.

지금 증시의 온도는 겉보기 열기와 달리 냉랭하다. 유입되던 새 돈은 끊겼고 빚으로 산 주식만 계좌에 쌓였다. 이 진단이 바뀌려면 조건이 필요하다. 97조원대로 밀려난 고객예탁금이 100조원 선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 33조원을 돌파한 신용융자 잔고도 뚜렷하게 감소해야 한다.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9월 3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33조 1,086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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