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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항만·수송망 확충해 미국 밖 수출시장 넓힌다
지난해 대미 수출 3.7% 감소...미국 외 수출 11.1% 증가

지난 8월 21일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미국이 7월 20일 발표한 관세법 제338조에 따른 관세는 유예 기간을 거쳐 협상 결렬 이튿날인 8월 22일 발효됐다. 미국은 자동차와 주류, 유제품 등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했다. 캐나다 역시 9월 8일 2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최고 50%의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무역 분쟁은 곧바로 정치적 마찰로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부르고 접경지인 온타리오호를 "아메리카호"로 개칭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70여 년간 안보 동맹을 맺고 40여 년간 자유무역을 유지해 온 북미 두 나라의 결속이 흔들렸다. 캐나다 정부는 미국의 요구가 핵심 산업과 주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해 협상을 결렬시켰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정부에 따르면 미국은 캐나다가 제3국과 맺는 무역협정 체결권을 제한하려 했다. 자동차 관세 인하 혜택에서 중·대형 트럭을 제외하는 조건도 내걸었다. 캐나다 정부는 이 조건이 온타리오주에서 대형트럭을 생산하는 GM 오샤와 공장과 픽업트럭 생산 전환을 앞둔 포드 오크빌 공장의 사업 기반을 위협한다고 봤다. 미국은 퀘벡주에 들어가는 제품에 프랑스어 라벨을 함께 붙이도록 한 규정과 캐나다 방송 콘텐츠 우선 추천 규칙의 완화까지 요구했다. 캐나다는 이를 핵심 제조업과 언어·문화 주권에 대한 침해로 보고 물러서지 않았다.
캐나다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국과의 통상 갈등 속에서 아시아와 유럽 등 미국 외 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지난해 10월 "대미 경제 통합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카니 총리는 2035년까지 미국 외 수출을 2배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공식 발표했다. 미국에 편중된 수출 구조를 바꾸려는 시도다.
카니 정부는 수출 확대를 위해 대규모 인프라 확충에 착수했다. 카니 정부는 15억 캐나다달러의 기금을 조성해 광산 인근 도로와 송전선, 수송로 정비에 나섰다. 대서양 쪽 몬트리올항에서는 컨테이너 처리능력을 약 60% 늘리는 공사를 시작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키티맷의 LNG Canada 터미널은 연간 액화천연가스(LNG) 생산능력을 1,400만 톤에서 2,800만 톤으로 2배 늘리는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수출 시장의 변화는 올해 8월 협상 결렬 전부터 나타났다. 지난해 캐나다의 상품·서비스 대미 수출은 3.7% 줄어든 반면 미국 외 수출은 11.1% 늘었다. 미국 외 수출 비중은 전체의 32.8%로 약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아시아로의 원유 수출 확대는 기존 수송망이 뒷받침했다. 태평양 연안으로 이어지는 트랜스마운틴(TMX) 파이프라인의 확장 시스템은 2024년 5월 상업운전을 시작해 아시아로 원유를 보낼 수 있는 수송능력을 늘렸다. 중동 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불안해지고 중동산 원유의 운송비와 보험료가 오르자 중국 정유사들은 캐나다산 중질유 구매를 더욱 늘렸다. 올해 상반기 캐나다의 대중국 상품 수출도 전년 상반기보다 증가했다.
다만 대중국 상품 수출 확대가 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났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 올해 상반기 캐나다 국내산 상품의 대중국 수출액 가운데 원유와 프로판 등 에너지, 금속광석·비금속광물 수출액이 58.4%를 차지했다. 반면 대중국 농산물 수출 증가율은 1.9%에 그쳤다. 중국의 캐나다산 카놀라박·완두·랍스터·게에 대한 차별관세 유예 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캐나다의 변화는 태평양 건너 한국의 자원 조달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 중동발 공급 불안에 대비해 캐나다산 원유 수입을 지난해 488만 배럴에서 올해 최대 1,600만 배럴로 3.3배 늘릴 계획이다. 한국가스공사도 LNG Canada에 지분 5%로 참여해 연간 70만 톤의 LNG 지분물량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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