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상반기 영업흑자 낸 태영건설, 출자전환에 주식수는 3억주

상반기 영업이익 549억원에도 순손실 145억원...공시 기준 이자비용 696억원

리지

태영건설6분

Illustration by Gemini

태영건설의 10월 8일 종가는 1,628원이다. 이날 종가는 감자 등을 반영한 수정주가 기준으로 2021년 5월 월중 최고가 2만 8,992원보다 약 94% 낮다. 이날 상장된 보통주 3억 1,945만 3,137주에 종가를 곱하면 시가총액은 약 5,201억원으로 계산된다.

주가가 1,000원대여도 상장된 보통주 수가 3억주를 넘으면 시가총액은 수천억원에 이른다. 태영건설은 채권단과 채무를 조정해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는 워크아웃 과정에서 채무를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을 통해 주식 수를 늘렸다. 경기도 광명시에 본사를 두고 주택 브랜드 데시앙으로 아파트를 짓고 도로와 철도, 항만 등 토목 공사와 환경 플랜트 공사를 수행하는 태영건설은 부동산 개발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부실로 2023년 12월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후 태영건설은 출자전환을 거듭하며 발행한 보통주 수를 늘려왔다.

태영건설은 2024년 5월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과 경영정상화계획 이행약정을 맺었다. 이듬달인 2024년 6월에는 대주주 등의 기존 주식에 100대 1, 기타주주의 기존 주식에 2대 1의 비율을 적용해 무상감자를 단행했다. 감자로 감소했던 보통주 발행 주식 수는 2024년 6월 무담보 금융채권 출자전환으로 2억 7,399만 5,695주가 추가되면서 2억 8,000만주를 넘어섰다.

태영건설은 이 보통주 출자전환으로 부채 6,395억원을 자본으로 전환했다. 별도로 태영건설은 모회사 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한 금융채권 3,349억원을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는 신종자본증권으로 전환했다. 신종자본증권 전환으로는 보통주 수가 늘어나지 않는다. 태영건설은 감자와 보통주 출자전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거쳐 2024년 6월 말 연결·별도 기준 자본잠식을 해소했다.

하지만 태영건설의 주식 수 증가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PF 사업장에서 직접 돈을 빌려 상환 의무를 지는 주채무자가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면 채권자는 보증을 선 태영건설에 보증채무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연결재무제표 주석 44에 기재된 약정은 주채무자나 보증을 받은 회사 등으로부터 회수할 금액이 확정된 뒤 태영건설에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보증채무 금액, 즉 현실화금액을 대상으로 한다. 태영건설은 이 현실화금액의 50%를 출자전환하되 티와이홀딩스의 해당 금액에는 100%를 적용한다. 따라서 추가 신주 발행은 약정 대상 보증채무의 회수액과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이 확정되는 절차에 달려 있다.

태영건설은 올해 8월 27일에도 금융채권자에 대한 채무 505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어 9월 30일에는 대구 신천동 공동주택 사업의 확정 보증채무를 대상으로 234억원 규모의 출자전환 유상증자를 추가로 결정했다. 태영건설은 이번 증자가 출자전환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주를 인수하는 채권자는 보유 채권으로 신주 인수대금 납입을 대신하므로 태영건설에 별도의 현금 유입은 없다.

태영건설은 9월 30일 결정 공시에 이번 증자 전 보통주 발행 주식 수를 3억 1,945만 3,137주로 기재했다. 10월 8일 신주 1,015만 1,513주의 납입이 완료된 뒤 9일 증자 효력이 발생하면서 보통주 발행 주식 수는 3억 2,960만 4,650주로 늘었다. 이 신주의 상장은 10월 23일 예정이므로 발행한 보통주 수와 현재 상장된 보통주 수는 다르다. 첫 문단의 시가총액 약 5,201억원은 10월 8일 종가에 당시 상장된 보통주 수를 곱해 산출한 금액이다.

기존 주주가 보유 주식 수를 그대로 유지하면 신주 발행으로 전체 보통주에서 차지하는 지분율은 낮아진다. 이번 증자만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종전보다 약 3.08% 감소한다. 예를 들어 증자 전 지분율이 1%였던 주주는 증자 후 약 0.9692%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다만 출자전환으로 부채도 감소하고 자본도 증가한다. 지분율 희석만으로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의 경제적 가치가 같은 폭으로 감소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태영건설의 매출 기준 사업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축소됐다.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의 1조 1,993억원에서 6,749억원으로 43.7% 감소했다.

매출이 감소한 가운데 올해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의 454억원에서 549억원으로 20.9% 증가했다. 태영건설은 판매 활동과 회사 관리에 드는 비용인 판매비와관리비를 매출총이익 감소폭보다 더 많이 줄이면서 영업이익이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감소액은 매출총이익이 약 81억원, 판매비와관리비가 약 176억원이었다. 태영건설은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해 앞서 비용으로 반영한 채권 손실충당금을 줄였으며 이에 따른 판매비와관리비 감소가 영업이익 증가에 크게 작용했다. 대손상각비 항목에는 지난해 상반기 약 10억원의 비용이 잡혔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약 140억원의 환입액이 잡혔다.

하지만 태영건설은 영업흑자에도 불구하고 연결 기준 상반기 순손익에서 145억원의 적자를 냈다. 영업외 부문에서 발생한 순비용 부담이 영업이익보다 컸기 때문이다.

태영건설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채무 출자전환 10,000 20,000 30,000 2020 2022 2024 2026 10,834 1,628
월별 종가. 붉은 띠는 505억원과 234억원 규모의 채무 출자전환 유상증자가 잇달아 결정된 구간이다.

태영건설은 반기보고서에 상반기 금융비용을 704억원, 이 가운데 이자비용을 696억원(98.9%)으로 기재했다. 이자비용은 손익에 비용으로 인식한 차입원가 약 479억원과 현재가치할인차금 상각 약 217억원으로 구성된다. 할인차금 상각은 할인해 기록했던 채무의 장부금액을 시간 경과에 따라 늘리는 비현금 비용이다. 따라서 이자비용 696억원 전체를 상반기에 현금으로 지급한 차입이자로 봐서는 안 된다.

상반기에 발생한 차입금 이자는 약 546억원이다. 태영건설은 여기에 사채 이자 약 10억원을 더한 발생 차입원가 약 555억원 가운데 약 76억원(13.7%)을 자산 원가에 포함하고 나머지 약 479억원(86.3%)을 손익에 비용으로 반영했다. 이처럼 자산 원가에 포함한 이자와 할인차금 상각 때문에 발생한 이자와 손익계산서에 인식한 이자비용의 범위가 다르다.

태영건설은 영업손익과 금융손익 밖에서 따로 집계하는 기타영업외비용에 건설중인자산의 장부금액을 낮춘 유형자산 손상차손 758억원을 반영했다. 이 손상차손도 현금 유출 없이 인식한 비용이다. PF충당부채는 태영건설이 PF사업장 지급보증에서 예상되는 손실을 미리 부채로 반영한 금액이다. 반면 태영건설은 기타영업외수익에 앞서 설정한 이 PF충당부채를 줄이면서 인식한 환입액 775억원 등을 포함했다. 손상차손과 금융비용만 영업이익에서 차감하면 이들 비용을 상쇄하는 수익을 빠뜨리게 된다.

태영건설의 상반기 기타영업외비용 약 1,601억원에서 기타영업외수익 약 1,200억원을 차감한 순비용은 약 401억원이다. 금융비용 약 704억원에서 금융수익 약 281억원을 차감한 순비용은 약 423억원이다. 태영건설은 관계·공동기업투자손익에 투자이익과 투자손실을 합산한 순이익 약 122억원을 반영했지만 영업이익을 포함한 법인세 반영 전 손익에서는 약 152억원의 적자를 냈다. 법인세수익 약 8억원을 반영한 연결 기준 상반기 순손실은 14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6월 말 기준 태영건설의 연결 부채총계는 3조 1,825억원, 자본총계는 6,238억원으로 부채비율은 510%다. 총차입금과 사채 잔액은 1조 3,301억원이다. 소송·하자보수·공사손실 등을 포함한 전체 충당부채 약 7,510억원 가운데 PF충당부채는 약 4,629억원(61.6%)을 차지한다. 이 PF충당부채 잔액은 지급보증에서 예상되는 손실을 추정해 반영한 금액이다. 태영건설은 약정에 따라 주채무자나 보증을 받은 회사 등으로부터의 회수액과 이행을 청구받을 수 있는 보증채무 금액이 확정된 뒤 그 확정금액에 정해진 비율을 적용해 출자전환한다. 따라서 PF충당부채 잔액 전체를 추가 출자전환 확정액으로 볼 수는 없다.

태영건설의 현금흐름도 영업이익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는 약 697억원이 순유출됐다. 태영건설은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공공공사와 정비사업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수주 전략만으로 현금흐름 회복을 확신할 수는 없다.

채무 상환 유예도 적용 범위가 정해져 있다. 태영건설은 출자전환 대상에서 제외된 무담보 금융채권 차입금의 만기를 2027년 5월 30일까지 연장하고 이 가운데 기존 금리가 연 3%를 초과한 차입금의 금리를 연 3%로 조정했다. 태영건설의 모든 금융채권이 동일한 만기와 금리를 적용받는 것은 아니다.

태영건설이 영업이익으로 이자 부담을 감당하는 능력은 경영 회복 여부를 판단할 지표다. 현금흐름과 채무 상환, PF 사업장 정리도 함께 봐야 한다. 태영건설은 연결재무제표 주석 45에 회사의 존속 가능성이 향후 자금조달·경영개선·자구계획의 성패에 달려 있다고 기재했다. 영업이익 증가와 별개로, 태영건설이 약정 대상 보증채무의 현실화금액 확정에 따라 정해진 비율로 출자전환하고 신주를 발행하는 구조는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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