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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 현장에 외국인 부른 정부...KDI "일하는 57% 환갑 넘어"
외국인 요양보호사 비중 0.9%에 그쳐...77%는 수도권에 집중

외국인 노동자를 늘리면 노인 돌봄의 빈자리가 메워질까. 급증하는 고령 인구를 감당하려 정부가 외국인 인력 유치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장기요양보험과 출입국 통계를 분석해보니 일하는 외국인 요양보호사의 56.6%는 60세 이상 고령자였고 77.4%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었다.
이 수치는 KDI 연구진이 펴낸 보고서 「노인돌봄서비스 인력의 전망과 정책방향」에 담겼다. 요양보호사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 신체 활동과 일상 가사를 지원하는 장기요양 인력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75세 이상 초고령층에 진입하면서 장기요양 수요는 2043년까지 지금의 2.4배로 늘어나 요양보호사 99만 명이 추가로 필요하다. 연구진은 내국인만으로 이 수요를 채우기 어렵다고 보고 정책 대안으로 꼽히는 외국인 인력 실태를 점검했다.
병원 간병인은 중국 출신 재외동포가 전체 인력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외국인 비중이 높다. 하지만 2023년 기준 요양시설과 재가기관에서 일하는 외국인 요양보호사는 전체의 0.9%에 그쳤다. 연구진은 진입 장벽과 비자 체계가 이런 격차를 불렀다고 짚었다. 정부가 요양보호사 자격을 딸 수 있게 허용한 대상은 영주권자나 결혼이민자, 재외동포처럼 국내 취업에 제약이 없는 체류 자격을 가진 이들로 한정돼 있다.
국내 일자리를 자유롭게 고를 수 있는 젊은 외국인 근로자는 최저임금 수준인 요양보호사 일자리를 외면했다. 이들은 더 높은 보수를 주는 제조업 공장이나 음식점을 택했다. 반면 요양시설로 유입된 외국인은 다른 업종에서 일하다가 나이가 든 뒤 몸이 덜 고되고 고용이 안정된 일자리를 찾아 이동한 60대 고령자였다. 외국인 인력을 수혈해 돌봄 현장의 고령화를 늦추려던 정책이 고령 외국인만 끌어들이는 결과를 낳았다.
지역별 쏠림은 수급 불균형을 더 깊게 만들었다. 외국인 요양보호사의 77.4%는 수도권에서 일하고 있어 내국인의 수도권 비중인 44.1%를 33.3%포인트 웃돌았다. 정작 돌봄 인력이 절실한 곳은 고령화가 가파른 비수도권 지역이다. 연구진의 추계에 따르면 2043년 대구와 부산, 강원과 경북 등에서는 요양보호사 한 사람이 감당해야 할 등급 인정자 수가 3.8명을 넘어선다.
정부는 외국인 유학생에게 특정활동(E-7) 비자를 내주는 시범사업을 신설해 연간 400명을 요양보호사로 선발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내 대학 유학생의 59%가 이미 수도권에 있는 학교에 재학 중이다. 수도권에 생활 터전을 잡은 청년 유학생이 자격을 딴 뒤 인력이 부족한 지방 요양시설로 이동할 유인은 부족하다. 유학생 대상 비자 확대 역시 지역 돌봄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다.
고용허가제 서비스업 고용비율을 요양시설에 적용하면 외국인을 최대 6만 3,000명까지 고용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추산했다. 하지만 비자 쿼터만 늘린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일본은 개호복지사 자격을 딴 외국인 인력의 3분의 1 이상이 열악한 근무환경과 저임금을 견디지 못하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체류 자격을 얻은 외국인이 의무 기간을 채운 뒤 임금이 높은 다른 직종으로 이탈하는 현상도 이어졌다.
외국인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특정 직종에 한정한 비자 발급과 총량 관리뿐 아니라 임금과 노동조건의 개선이 함께 가야 한다. 처우 개선 없이 문턱만 낮추면 유입된 인력도 결국 현장을 떠난다. 정부는 2026년 1학기부터 외국인 요양보호사 양성 대학을 선정해 시범 교육 과정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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