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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기 일자리의 급증...KDI 보고서가 추산한 최대 약 40% 비용 격차

KDI 보고서, 동일 시급에서 제도별 비용 차이 최대 약 40% 추산...가입률 상승과 초단시간 근로자 비율 증가에 상관관계

리지

초단시간 노동4분

월 소정근로시간이 60~99시간인 사회보험 가입 대상 근로자의 가입률은 2012~2024년 약 40%p 올랐다.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보고서 "초단시간 노동의 증가 요인과 정책 제언"에서 확인한 변화다. 보고서의 회귀분석에서는 이 가입률 상승이 월 소정근로시간 60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근로자 비중 증가분 중 2.6%p를 설명했다. 실제 전체 증가폭인 4.8%p와 구별되는 분석상의 설명분이다. 오래전부터 있던 비용 문턱이 왜 2010년대 이후 초단시간 노동 증가와 연결됐을까.

2025년 12월 24일 발간된 이 보고서는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그 배경을 분석했다. 소정근로시간은 법정근로시간 범위에서 노사가 일하기로 정한 시간이다. 법적으로 초단시간 근로자는 4주 평균 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를 말한다. 연구자는 월간 근로시간 자료를 이용해 월 소정근로시간 60시간 미만을 기준으로 초단시간 근로자 수를 집계했다. 초단시간 근로자 수는 공공행정 등 일부 부문이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업장 조사의 일자리 기준으로 집계한 수치다. 이 기준으로 임금근로자 가운데 초단시간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2년 3.7%에서 2024년 8.5%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유급휴일과 퇴직급여를 보장하고 사회보험 가입을 규정한 근로자 보호제도는 근로시간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라 비용 차이가 발생한다. 일주일에 하루를 임금이 지급되는 휴일로 보장하는 주휴일과 연차휴가, 퇴직급여는 4주 평균 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사회보험에는 월 60시간 기준이 적용되지만 보험별 적용 조건과 예외가 다르다. 월 60시간 미만이어도 3개월 이상 계속 근무하면 고용보험 가입 대상이 될 수 있고, 국민연금도 소득이나 복수 사업장 근로 등의 조건에 따라 가입 대상이 된다.

보고서는 이러한 제도별 사용자 부담을 2025년 기준으로 합산해 월 소정근로시간 60시간 미만 일자리와 60시간 이상 일자리의 비용을 비교했다. 보고서는 시간당 기본급이 같을 때 적용되는 제도에 따라 60시간 이상 일자리의 시간당 평균 노동비용이 약 25~40% 높아지는 것으로 추산했다. 근로자의 연령과 사업체 규모 등에 따라 적용 조건이 달라지므로 모든 사업장에서 동일한 증가율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보고서는 주 14시간 55분처럼 적용 기준에 조금 못 미치게 근로시간을 정한 계약 사례도 제시하면서 이를 비용 부담을 피하려는 유인과 관련지어 해석했다.

하지만 근로시간에 따른 제도 적용 기준만으로는 2010년대 이후의 증가를 설명하기 어렵다. 주휴일에 지급하는 수당인 주휴수당은 1950년대에 도입됐고 1997년에 초단시간 근로자를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규정이 마련됐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의 가입 대상도 2010년 월 80시간에서 60시간으로 시간 기준이 낮아지면서 확대됐다. 보고서가 분석한 기간에는 근로시간 기준에 따라 비용이 급격히 달라지는 구조가 큰 변화 없이 유지됐다.

연구자는 제도의 준수 정도에 주목했다. 연구자는 법 조항이 있어도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으면 제도상의 비용 차이가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2010년대 초반까지 제도의 보호 대상에 해당하면서도 실질적으로 보호받지 못한 근로자가 많았다고 설명한다. 주휴수당 관련 보도도 25개 신문에서 2010년 이전 연간 10건 미만이었다가 2011년 108건으로 늘었다. 연구자는 이러한 사회적 관심과 지식의 증가가 제도 준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연구자는 제도 준수 정도를 측정하는 데 사회보험 가입률을 사용했다. 연구자는 모든 근로자 보호제도의 준수 여부를 관찰할 자료가 없어 한 제도를 지키는 사업장이 다른 제도도 지킬 가능성이 높다고 가정하고 사회보험 가입률을 대리변수로 삼았다. 월 소정근로시간 60~99시간인 사회보험 가입 대상 근로자의 가입률은 2012년 약 40%에서 2024년 약 80%로 올랐다. 연구자는 이 분석에서 일용직, 특수형태근로자, 교육 서비스업 종사자와 제도별 연령 기준에 따른 가입 제외 대상 등을 제외했다.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의 분석 대상 근로자 집단인 표본에서도 사회보험 가입률이 크게 올랐다.

사회보험 가입률 상승과 초단시간 근로자 비율 증가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연구자는 산업·사업체 규모별로 변하지 않는 차이와 연도별 공통 변화를 감안해 두 수치의 관계를 분석했다. 월 60~99시간 근로자의 사회보험 가입률이 1%p 높아질 때 초단시간 근로자의 비율은 0.065%p 높아지는 상관관계가 있었다. 가입률 상승폭 약 40%p에 0.065를 곱해 산출한 증가분이 2.6%p다. 2012~2024년 전체 조사에서 초단시간 근로자 비율의 증가폭은 4.8%p, 제외 조건을 적용한 분석 표본에서의 증가폭은 3.1%p이므로 비교 범위를 구분해야 한다.

보고서는 이 상관관계를 제도에 내재된 고용 유인이 강해진 결과로 해석했다. 사업주가 근로자 보호제도를 충실히 지킬수록 적용 대상 근로자를 고용하는 비용이 커져 적용 기준에 못 미치는 일자리를 선택할 유인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사업주가 동일한 영업시간을 여러 근로자의 짧은 근무로 채우면 관리해야 할 사람이 늘어 고정비용과 노무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근로자도 근무를 통해 숙련을 쌓을 기회가 줄 수 있어 보고서는 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이 생길 가능성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이 비용 차이를 줄이는 중장기 방안으로 주휴일에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안과 최저임금 인상을 함께 검토했다. 보고서는 주휴일에 임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이 감소할 수 있으므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를 보완하는 방안을 구상했다. 최저임금 인상폭이 없어지는 주휴수당 규모보다 작다면 적용 기준 이상 일자리의 비용은 일부 낮아지고, 기준 미만 일자리의 비용은 일부 높아져 격차가 줄어든다. 다만 보고서는 노동시장 전반의 파급효과를 살필 자료와 연구가 부족하다고 밝혀 이 방안을 중장기 검토 대상으로 제시했다.

단기 방안은 사회보험의 시간 기준을 완화해 초단시간 근로자까지 가입 대상을 넓히고 보험료 지원으로 사업주의 추가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보고서는 적용 기준에 못 미치는 일자리에도 근로자 보호제도와 그에 따른 비용을 일부 적용해 비용 차이를 줄이되 보험료 지원을 함께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비용 차이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주휴수당이 남으면 사회보험 확대만으로 격차를 줄이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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