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계시록에 없던 역병이 정복을 밀어내고 네 기수의 기본값으로
게임은 정복에 "잊힌 기수" 딱지 붙여...페니실린에 밀려난 자리는 공해가 물려받아
프래쳇과 게이먼이 함께 쓴 소설 「멋진 징조」에서 1936년 역병은 활동을 접는다. 역병은 "페니실린이 어쩌고" 중얼거리며 사표를 냈고 빈자리는 공해가 물려받았다. 이때 네 기수는 말 대신 오토바이를 몬다. 전쟁은 종군기자로 일하며 기근은 다이어트 서적을 냈다. 요한계시록의 네 기수는 대중문화에서 수없이 되풀이됐다. 이 과정에서 네 기수의 명단은 판본마다 달라졌다.
그런데 원본 명단에는 역병이 없다. 실제로 뒤러가 목판에 새긴 원본의 넷은 죽음과 기근, 전쟁과 정복이다. 2005년 영화 「크로우: 사악한 기도」에서 사교 집단 넷이 나눠 갖는 이름도 죽음·전쟁·기근·역병이다. 이러한 넷을 두고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성경에 없는 네 기수"라고 적는다.

밀려난 쪽의 처지는 게임에서 더 뚜렷하다. 실제로 게임 「바인딩 오브 아이작」은 첫째 기수를 해석에 따라 두 인물로 갈라 놓았다. 그중 정복에 붙은 딱지가 "잊힌 기수"다.
한 자리가 비면 그 시대가 채운다. 만평 잡지 매드는 1971년 10월호 뒤표지에 도시를 부수러 달려오는 "메트로폴리스의 네 기수"를 그렸다. 그 이름은 마약과 뇌물, 공해와 빈민가였다. 네 기수라는 형식만 남으면 말도 종말도 없어도 된다.
프래쳇의 다른 소설 「시간 도둑」에는 다섯째 기수가 나온다. 이 기수는 넷이 유명해지기 전에 물러난 로니 소크이고 지금은 우유를 배달한다. 이러한 다섯째 자리는 그렇게 비워 두면서도 넷은 꼬박꼬박 채워 넣는다. 1936년에 사표를 낸 역병의 자리에 공해가 앉은 것처럼 다음 명단에 오를 이름도 계시록이 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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