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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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속 해킹에 미사일 투하...사이버 전쟁은 건물 폭격으로 번졌다

2019년 가자지구 건물을 무너뜨린 공습...사이버 침투를 넘어 물리적 파괴로 이어져

리지

사이버 전쟁2분

Illustration by Gemini

2019년 5월 5일 가자지구 상공에 이스라엘 전투기가 나타났다. 전투기는 도심 한복판 상가 건물을 조준했다. 이스라엘군은 상가 건물 내부에서 실시간으로 벌어지던 사이버 공격 현장을 확인했다. 군은 즉각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사일 폭격으로 상가 건물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이 사건은 화면 속 공격에 물리적 폭격으로 맞서 인명 피해를 낸 첫 사례였다.

사이버 전쟁은 인터넷 공간에서 벌이는 국가 간 정보 작전을 뜻한다. 각국 군대는 전산망 침투를 오랫동안 정찰이나 기밀 탈취 수단으로 봤다. 하지만 미국 펜타곤은 사이버 공간을 육해공과 우주에 이은 "제5의 전장"으로 공식 규정했다. 펜타곤 규정에 따라 키보드가 무기로 바뀌었을 뿐 군사 전략은 재래식 전쟁의 문법을 따랐다.

학계에서는 사이버 공격이 과연 전쟁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졌다. 실제로 토머스 리드 교수는 학술지 전략연구저널에서 "사이버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적 해킹은 정교한 파괴 공작이나 정보전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유혈 사태를 낳지 않는 공격은 전쟁의 문턱을 넘지 못한다는 논리였다. 한편 옥스퍼드대의 루커스 켈로 교수는 다른 진단을 제시했다. 켈로 교수는 전통적 무력 충돌도 평화도 아닌 이 상태를 가리켜 "비평화(Unpeace)"라 불렀다.

미 육군 요원들의 사이버 작전 훈련. 위키피디아

하지만 현실의 악성 코드는 물리 세계의 기계를 직접 노렸다. 실제로 에스토니아에서는 분쟁이 일자 정부와 금융 전산망이 마비돼 국가 기능이 멈춰 섰다. 이후 등장한 스턱스넷(Stuxnet)이 사이버 공간을 넘어 국가 핵심 산업 시설을 타격했다. 이 악성 코드는 시설 내부 제어기를 조작해 원심분리기 수천 기를 무력화했다. 당시 감시 화면에 정상 수치가 뜨는 사이 모터는 한계 속도를 넘어 과속으로 회전했다. 모터의 과속 회전으로 원심분리기 부품들이 깨져 나가며 현실의 공장은 가동을 멈췄다.

사이버 공격이 국가 기반 시설을 위협하자 국제사회는 규범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나토는 제네바 협약을 적용하려 탈린 매뉴얼을 발간했다. 또 미국과 러시아 정상은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핫라인을 구축했다. 이에 따라 사이버 침투는 무력 보복을 부르는 전쟁 명분(casus belli)으로 떠올랐다.

결국 키보드로 주고받던 은밀한 분쟁은 화면 밖으로 터져 나왔다. 당시 이스라엘군은 실시간 공격 거점으로 지목된 건물을 타격했다. 군은 공습 직후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을 통해 군은 적의 사이버 공격 능력을 물리적으로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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