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1562억 영업적자에도 흑자...E1 가스통 뒤에서 터진 1.6조 파생

물가안정에 묶인 가스 가격...파생상품 순이익 3949억원으로 적자 메워

리지

E11분

도로변 주황색 간판의 E1 충전소는 택시와 1톤 화물차가 연료를 채우는 곳이다. E1은 액화석유가스(LPG) 전량을 해외에서 들여와 전국 충전소와 석유화학 공장에 공급한다. SK가스와 국내 시장을 양분하는 과점 기업이다. 서민 연료를 공급하는 E1은 2026년 1분기에 1,562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판매 가격이 실적 발목을 잡고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공급가격이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도 가파르게 올랐다. 하지만 소비자 물가 안정이라는 당국의 기조에 밀려 원가 상승분을 제때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못했다. E1은 9월에도 “국제 LPG 가격이 t당 40달러 올랐지만 소비자 부담 완화를 고려해 동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내 시장의 좁은 마진을 피해 개척한 해외 시장도 힘을 쓰지 못했다. E1은 전체 매출의 58%를 해외에서 LPG를 사고파는 트레이딩으로 거둔다. 이번에는 해상 운송로마저 흔들렸다. 중동 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물동량이 줄어 거래에 차질이 생겼다. 국내와 해외 양쪽에서 원가 부담이 덮치면서 상반기 별도 영업손실은 1,845억원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재무제표를 끝까지 살핀 시장은 다른 숫자를 확인했다. 1분기 영업손실 1,562억원을 내고도 당기순이익은 817억원 흑자를 기록했고 상반기 누적 순이익도 1,810억원에 달했다. 영업손실과 순이익의 방향이 완전히 엇갈렸다. 그 원인은 사업보고서 주석 29번에 적혀 있다.

E1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1562억 적자와 흑자 25,000 50,000 75,000 125,000 2020 2022 2024 2026 64,200 99,400
월간 종가. 붉은 띠는 영업손실 1,562억원을 내고도 순이익 817억원을 올린 2026년 1분기를 나타낸다.

원자재 가격과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하려고 체결한 파생상품에서 상반기에만 1조 5,886억원의 거래와 평가이익이 나왔다. 관련 손실 1조 1,937억원을 빼고도 파생상품 부문에서 3,949억원의 순이익이 남았다. 파생상품에서 거둔 순이익 3,949억원이 주력 사업의 영업손실 1,845억원을 상쇄했다. 그렇게 남긴 세전이익은 1,459억원이었다.

여기에 지분 82%를 보유한 LS네트웍스가 LS증권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E1의 연결 자산은 15조 9,156억원으로 급증했다. 자본은 2조 6,093억원에 달하지만 시가총액은 6,819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6배에 불과하다. E1은 지난 1일 전국 충전소에 공급하는 프로판 가격을 kg당 1,483.17원으로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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