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연 4000억 버는 동원산업, 자본 4조 쌓고도 시총은 1.6조

상반기 순이익 43% 늘어 2120억...오너 일가 지분 78%에 유통 주식 17% 그쳐

리지

동원산업2분

동원산업은 동원참치와 양반김, 미국 참치캔 시장 46%를 점유한 스타키스트를 거느린 식품·물류 기업이다. 1969년 원양어선 한 척으로 출항해 22년간 적자를 내지 않았다. 2025년 매출 9조 5,837억원, 영업이익 5,161억원을 올렸고 상반기 영업이익도 2,976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1조 6,862억원,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4배에 그친다.

시장은 동원산업을 원양어업 회사로 본다. 하지만 사업의 중심은 이미 바다를 벗어났다. 상반기 외부 매출 5조 1,019억원 중 수산 부문은 1,566억원(3.1%)에 그친다. 가공식품 유통 매출이 3조 4,655억원(67.9%)에 달했고 물류·포장재가 1조 2,325억원을 보탰다. 2025년 7월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해 상장폐지한 뒤 현금흐름도 본사로 모였다.

동원F&B 편입 이후 지배주주 이익 지표는 가파르게 개선됐다. 상반기 순이익은 2,175억원으로 33.6% 늘었고 지배주주 순이익은 2,120억원으로 43.5% 증가했다. 연환산 순이익 4,000억원에 주가수익비율(PER)은 4배 수준, 지배주주 자본 3조 8,204억원에 부채비율도 99.6%로 낮아졌다. 하지만 주가는 주당순자산 8만 6,550원의 절반 아래인 3만 8,200원에 머문다.

해마다 순이익 4,000억원을 올리는 자본 4조원대 기업의 주가를 지배구조가 누르고 있다. 지분 장벽이 높다. 김남정 회장(53.75%), 김재철 명예회장(13.52%), 동원육영재단(9.70%) 등 최대주주 일가 지분율은 78.25%에 이른다. 국민연금(5.31%)을 빼면 소액주주 유통 지분은 17.72%에 불과하다. 2022년 동원엔터프라이즈 합병 때 저평가 논란을 겪었다. 시장은 유통 주식이 마른 구조를 경계한다.

동원산업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동원F&B 완전자회사 편입과 배당 20,000 30,000 50,000 60,000 2020 2022 2024 2026 54,377 38,200
월간 종가. 붉은 띠는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해 상장폐지하고 중간배당을 결정한 2025년 7월부터 2026년 8월까지의 구간이다.

외국인 시선도 차갑다. 노르웨이 정부연기금(GPFG)은 상반기 한국 투자를 80조원으로 두 배 늘렸지만 동원산업을 보유 목록에서 뺐다. 동원산업은 두 차례 자사주 소각과 10% 무상증자로 유통 주식 확대를 약속했지만 지난달 이사회는 계열사 동원건설산업의 채무 4,600억원에 대해 연대책임준공과 채무인수를 의결했다. 식품과 물류로 번 돈이 건설 계열사를 받치는 구조는 여전하다.

창업주 김재철 명예회장은 최근 영상 기록에서 "기업은 환경 적응업"이라며 "환경에 맞춰서 적응을 해야지 옛날식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78%의 지분 장벽에 갇힌 자본을 확인하기 전까지 시장은 0.44배의 할인을 거두지 않는다. 지난달 결의한 중간배당 265억원 가운데 207억원이 오너 일가와 재단 몫이었다. 동원산업은 지난 11일 주당 6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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