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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줄었다는데..."다 지은 빈집" 2.9만 가구
2025년 미분양 6만7000가구로 5% 감소...준공 후 미분양 33% 늘어 지방에 76% 쏠려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를 보면 2025년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 6,510가구로 집계됐다. 2024년 7만 173가구에서 1년 만에 3,663가구 줄어 한 해 전보다 5.2% 감소했다.
오랫동안 7만 가구를 웃돌던 미분양 물량이 줄어들자 분양 시장의 오랜 침체가 마침내 바닥을 지난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목소리도 고개를 들었다.
미분양 총량은 줄었지만 줄어든 물량은 공사를 마치고 빈집으로 고스란히 쌓였다. 공사가 끝난 뒤에도 팔리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은 2024년 2만 1,480가구에서 2025년 2만 8,641가구로 1년 만에 33.3% 늘었다.
준공 후 미분양은 2021년 7,449가구와 견주면 불과 4년 만에 3.8배로 불어나 이제는 전체 미분양의 43.1%가 다 짓고도 불 꺼진 새 아파트다.
준공 후 미분양이 건설사에 안기는 부담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일반 미분양 물량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착공 단계에서는 분양가를 낮추거나 공사 일정을 뒤로 미루면서 분양 대금이 들어올 때까지 버틸 여지가 남아 있다.
하지만 일단 완공되면 더 이상 시간을 끌 여유가 사라지고 금융기관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금 상환 요구와 시공사의 공사비 정산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결국 팔리지 않고 남은 물량은 고스란히 건설사의 현금을 묶어두는 치명적인 악성 부채가 된다.
지역별 분포를 보면 이 부실이 어디에 갇혀 있는지 뚜렷이 나타난다. 2025년 전국 미분양 6만 6,510가구 가운데 76.1%에 달하는 5만 627가구가 수도권 밖 지방에 몰려 있다. 서울 미분양은 939가구로 전체의 1.4%에 그친 반면 충남 8,140가구, 부산 7,541가구, 대구 5,962가구 등 지방 주요 거점 도시마다 물량이 겹겹이 쌓였다.
서울 청약 시장의 과열과 지방 완공 단지의 빈집 적체는 같은 통계 지표에 묶여 있을 뿐 실제로는 완전히 단절된 서로 다른 시장이다.
지방에 걷잡을 수 없이 쌓인 미분양은 지역 건설업계의 연쇄 위기로 이어졌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 집계에 따르면 2026년 8월까지 폐업을 신고한 건설사는 2,798곳에 달해 2025년 8월까지와 견주면 26.1% 늘었다. 한 해 사이 늘어난 폐업 580곳 가운데 515곳(88.8%)이 서울 밖 지방 건설사로 나타났다.
시공능력평가 67위인 대구 태왕이앤씨도 지난 8월 결국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자재비와 인건비 등 공사비는 크게 뛰었는데 지방 분양 시장마저 얼어붙으면서 닥쳐온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했다.
정부는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기업구조조정(CR) 리츠를 가동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을 확대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벼랑 끝에 몰린 지역 건설업계의 단기 금융 경색을 막기 위한 응급 조치다.
하지만 인구 감소와 경기 둔화가 구조적으로 겹친 지방에서 다 지은 아파트의 주인을 찾는 일은 정책 금융의 힘만으로 풀기 어렵다. 각종 지원책은 대출 만기를 늦춰 부실이 터지는 시점을 뒤로 미룰 뿐 비어 있는 준공 후 미분양 2만 8,641가구에 실제 입주민을 채우기는 어렵다.
미분양 총량이 줄었다는 표면적인 지표만으로 주택 시장이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팔리지 못한 물량이 공사를 마치고 완공된 부실로 굳어지면서 지역 건설업계를 더욱 무겁게 압박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6년 8월 13일 전국 시도별·부문별 미분양 주택 현황을 담은 2025년 확정 통계를 국가통계포털에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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