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자본 1.5조 GRT 시총 3044억...감사인이 짚은 실재성

9개월 영업익 1,344억 올리고도 주가 반토막...감사인 "자회사 매출 실재성 위험" 지적

리지

GRT2분

Illustration by Gemini

GRT는 중국 장쑤성과 상하이 등지에서 정밀 코팅 소재를 생산한다.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패널, 식품 포장재에 쓰이는 광학 보호필름과 기능성 고분자 박막을 만든다. 2016년 10월 홍콩 지주회사를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GRT의 최근 3개 분기(2025년 7월부터 2026년 3월까지) 누적 매출은 8,575억원, 영업이익은 1,344억원이다. 순이익은 983억원을 기록했다. 자기자본은 1조 4,897억원이다. 이 가운데 지배주주 순자산은 1조 1,288억원이다.

올해 3월 주가는 7,490원까지 올랐다. 중국 인공지능(AI) 서버 제조사인 낭조정보에 소재를 공급한 이력이 알려지며 관련 테마주로 분류됐다. 여기에 미국 나스닥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 추진 소식이 매수세를 모았다.

하지만 상승세는 이어지지 않았다. 미국 측과 협상 난항으로 나스닥 상장은 무산됐다. 8월에는 295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이어졌다. 주당 3,189원에 신주 924만 1,141주가 발행되면서 주가는 최고가 대비 51% 떨어진 3,645원으로 밀려났다.

현재 시가총액은 3,044억원이다. 9개월 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의 2.3배이고 지배주주 순자산 1조 1,288억원의 27%에 불과하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7배, 주가수익비율(PER)은 4배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시장은 GRT의 순자산에서 8,244억원을 할인한 가격표를 붙이고 있다.

시장이 이 숫자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감사보고서에 적혀 있다. 외부감사인 인덕회계법인은 최근 감사보고서에서 핵심감사사항으로 "종속기업 매출의 실재성"을 꼽았다. 감사인은 "해외 기업의 특수성과 다수 거래처의 존재 등으로 인해 매출 실재성과 관련해 중대한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연결 기준 차입금과 유동성 전환사채를 합친 금융부채는 6,672억원에 이른다. 9개월간 지급한 금융비용만 256억원이다. 자회사 외부 투자 유치로 순이익의 38%인 376억원이 비지배지분으로 빠져나갔다.

GRT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나스닥 철회와 증자 0 2,000 6,000 2020 2022 2024 2026 2,485 3,610
월별 종가. 3월 고점 이후 주가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9개월간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1,344억원이다.

주가 3,645원에는 중국 현지 법인의 매출과 이익이 한국 투자자에게 온전히 닿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GRT는 보통주 1주당 58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 튀르키예 생산기지 구축을 추진하며 295억원의 유상증자 대금을 조달했다.

6월 결산 법인인 GRT는 9월 말 제14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다. 인덕회계법인이 매출 실재성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놓는지가 이 전제를 시험하는 첫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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