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화천기계, 공작기계 적자를 메운 고철과 에프앤가이드

상반기 매출 56%가 자동차 부품...순이익 4배 늘었지만 고철·지분법 덕

리지

화천기계1분

Illustration by Gemini

반도체 설비투자 열기가 번지자 시장은 화천기계를 공작기계 수혜주로 꼽았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본사를 둔 화천기계는 금속을 가공하는 수치제어 선반과 머시닝센터를 만든다.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도 "상위 기업이 반도체산업 호황의 혜택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화천기계의 실상은 시장의 기대와 전혀 다르다.

화천기계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큰 품목은 자동차 부품이다. 상반기 매출 1,031억원 가운데 574억원(56%)이 엔진 실린더 블록 가공에서 나왔다. 현대차와 기아를 상대로 올린 매출이 455억원(44%)을 차지한다. 반면 공작기계 매출은 45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0% 줄어 1억원 적자를 냈다. 보유한 유형자산 876억원 가운데 582억원(66%)도 창원 자동차 부품 가공 설비다.

주력 사업 부진으로 상반기 영업이익은 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72% 급감했다. 그런데 상반기 순이익은 8억원에서 35억원으로 4배 넘게 늘었다. 절삭 과정에서 나온 고철 매각 이익 6억 2,000만원과 외환 환산 이익 7억 1,000만원이 순이익으로 잡혔다. 여기에 에프앤가이드 지분법 이익 10억 9,000만원이 더해지며 영업이익의 8배에 달하는 영업 외 수익을 거뒀다.

화천기계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0 2,000 4,000 6,000 8,000 2020 2022 2024 2026 1,820 3,200
월별 종가. 붉은 띠는 정치 테마주로 엮이며 역대 최고가인 9,700원을 기록한 구간이다.

화천기계 주가는 실적보다 외부 소문에 더 크게 출렁였다. 2022년 소액주주의 주당 3,500원 배당 요구에 이어 2024년 3월 정치 테마주로 엮이며 역대 최고가인 9,700원까지 올랐다. 2024년 가을 에프앤가이드 경영권 분쟁 때도 급등했지만 거품이 빠지자 주가는 3,000원대로 돌아왔다. 현재 시가총액은 704억원으로 순자산 1,494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PBR 0.47배에 머물러 있다.

현재 화천기계 시가총액 700억원에는 내연기관 부품 하청의 한계가 담겨 있다. 고철 매각과 지분법 같은 일회성 이익으로는 구조적인 저평가를 벗어나기 어렵다. 주가가 제 평가를 받으려면 공작기계 부문의 수주 회복과 흑자 전환이 필요하다. 2026년 9월 14일 화천기계는 주가 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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