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뒤의 숫자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TV 로열티 벌지만 순이익 83%는 지분법
매출 절반이 수입육 도매...자기자본 3,670억원에도 시가총액 1,189억원 불과

남미 콜롬비아의 가전 매장에서는 현대 상표를 단 텔레비전이 삼성전자, LG전자와 나란히 진열돼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텔레비전을 직접 생산하는 국내 공장은 없다. 서울 종로구에 본사를 둔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는 해외 100여 개국에 현대 상표를 대여하고 로열티를 받는 기업이다. 정작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가 국내에서 올리는 매출의 절반은 수입 소고기와 돼지고기 도매에서 나온다.
이 기묘한 사업 구조는 현대그룹 분열의 역사에서 출발했다. 현대종합상사는 2001년 가전 사업을 정리한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의 해외 상표권을 2007년 인수했다.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는 2015년 10월 현대종합상사의 브랜드와 신사업 부문이 인적분할돼 신설된 법인이다. 해외 현지 유통사가 조달한 가전제품에 현대 상표를 붙이도록 허락하고 사용료를 받는 브랜드 사업이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했다.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는 상표권 사용료로 유입된 현금을 바탕으로 유통과 농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상반기 매출 1,553억원 가운데 축산물 도매가 810억원(52.2%)으로 가장 컸고, 상표권 대여와 무역을 아우르는 브랜드 부문 매출은 469억원(30.2%)이었다. 여기에 영국 랭커셔주 옴스커크에 버섯 재배 법인을 세워 표고버섯과 느타리버섯을 현지 대형 유통망에 납품하며 119억원, 캄보디아에서 골판지 상자를 만들어 11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겉으로 드러난 실적은 가파르게 늘었다.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는 2분기 매출 747억원, 영업이익 76억원을 기록했고, 순이익은 243억원에 달했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만 335억원이다. 하지만 반기보고서 주석을 열면 2분기 순이익의 83%인 202억 5,068만원이 지분 26.38%를 가진 관계회사 현대코퍼레이션에서 발생한 지분법 이익이다. 한국신용평가는 보고서에서 "범현대 계열과의 긴밀한 영업관계와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전 부문에서 이익 창출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는 무역업을 영위하는 현대코퍼레이션의 성과에 불과할 뿐 지주사 자체의 영업 성과가 아니다.
상장사 저평가를 해소하겠다는 밸류업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의 자기자본은 3,670억원에 달하고 2,301억원 규모의 현대코퍼레이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시가총액은 1,189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6배, 주가수익비율(PER)은 3.2배에 불과하다. 시장은 독자적인 기술이나 제조 설비 없이 상표권 대여와 수입육 유통에 기대고, 순이익의 대부분을 자회사 지분법 이익으로 채우는 지주사 구조에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 2026년 9월 15일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는 주가 1만 3,06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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