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뒤의 숫자
12분기 만에 흑자 낸 성일하이텍...영업이익은 분기 이자에도 못 미쳐
상반기 이자비용만 132억원...10월부터 730억원 전환사채 조기상환 시험대

올해 수시모집에서 대기업 배터리 계약학과 지원자가 36% 줄고 전기차 수요 둔화와 광물 가격 급락으로 공급망 침체가 깊어졌다. 전북 군산 새만금에 자리 잡은 성일하이텍도 이 충격을 받았다.
성일하이텍은 다 쓴 배터리에서 코발트, 니켈, 리튬을 뽑아내는 재활용 기업이다. 2000년 귀금속 추출로 출발해 2017년 배터리 법인을 분할하고 2022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2023년 18만 7,500원이던 주가는 지난 7월 2만 3,800원까지 87% 떨어졌다.
내리막을 걷던 성일하이텍에 2분기 반등의 계기가 찾아왔다. 새만금 3공장 가동률이 95%로 오르며 2분기 매출 768억원, 영업이익 63억원을 올려 2023년 3분기 이후 12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IBK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6만원으로 87% 올린 보고서에서 "가동률 회복과 코발트 가격 상승으로 적자 폭 축소가 이어질 것"이라 밝혔다. 바닥을 지났다는 기대감에 주가도 저점 대비 50% 올라 3만 5,000원 선을 되찾았다.
하지만 반기보고서 주석을 열면 흑자 전환의 실상은 시장 기대와 다르다. 2분기 영업이익 63억원은 2분기 이자비용 66억원에도 못 미치고 2분기 순이익이 93억원으로 뛴 배경도 주력 사업의 성과가 아니다.
주가가 2만원대로 떨어지자 전환사채의 주식 전환 가치가 하락하며 134억원의 파생상품 평가이익이 반영됐지만 회계상 이익이 났을 뿐 현금이 들어온 것은 아니었다. 상반기 성일하이텍은 영업이익 63억원을 벌고도 이자비용 132억원을 치르며 135억원 순손실을 냈다.
이익보다 이자가 커진 뿌리에는 호황기에 늘린 차입금이 있다. 성일하이텍의 부채는 5,730억원으로 자본 1,859억원의 세 배가 넘고 전체 차입금 4,125억원 중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 빚만 2,156억원(52.3%)에 달한다. 회사가 쥔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은 449억원에 불과해 상반기에만 132억원이 나가 연간 260억원을 넘는 금융비용을 지금의 영업이익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더 큰 난관은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사채 상환 요구다. 성일하이텍은 지난해 설비투자와 운영자금을 위해 730억원 규모의 제4회와 제5회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10월 27일 530억원, 12월 10일 200억원에 대해 원금과 연 4% 복리 이자를 요구하는 조기상환 청구가 시작된다. 현재 주가 3만 5,700원은 최저 전환가 3만 8,426원을 밑돌아 투자자가 주식으로 바꿀 이유가 없다. 채권자가 상환을 요구하면 회사는 기존 단기 빚에 더해 730억원의 현금을 내줘야 한다. 2026년 9월 15일 성일하이텍은 주가 3만 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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