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나이스정보통신, 소각한 자기 주식보다 비싸게 산 계열사

KIS정보통신 인수가는 이익의 9.2배...같은 날 나이스정보통신 시가총액은 5.9배

리지

나이스정보통신2분

추석과 10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백화점과 면세점이 21일 일제히 대규모 할인전에 들어갔다. 그 매장 계산대에서 카드를 대면 넷 중 하나는 나이스정보통신을 지난다.

나이스정보통신은 카드 결제망을 깔고 운영하는 VAN·PG 사업자다. NICE그룹 계열사로, 최대주주는 그룹 지주회사인 NICE홀딩스다.

지난해 국내 VAN사들이 중계한 카드 결제는 264억건이다. 이 가운데 75억건을 나이스정보통신이 처리했다. 나이스정보통신은 가맹점과 카드사 사이에서 승인 정보를 중계하고 건당 수수료를 받는다. 이 시장에서 점유율 28.4%의 1위 사업자다.

나이스정보통신은 그 수수료로 지난해 매출 1조 947억원에 순이익 452억원을 냈다.

이사회는 6월 2일 보통주 90만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소각 물량은 발행주식의 9%, 금액으로는 147억원이다. 이사회는 3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도 맺었다.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낮춰 주식 한 장을 다섯 장으로 쪼갠 결의도 6월 2일에 나왔다.

나이스정보통신은 발행주식의 12.6%를 자기주식으로 들고도 한 번도 소각한 적이 없던 회사다. 그 회사에 주주환원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지난해 7월 보낸 곳이 자산운용사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이다.

6월 2일 이사회에는 안건이 하나 더 있었다. 최대주주인 NICE홀딩스가 가진 KIS정보통신 주식 449만 1,623주를 1,122억 8,608만원에 사들이는 건이다. 지분율은 96.1%다. KIS정보통신은 NICE그룹에서 신용카드 결제를 하는 회사다.

주주에게 돌려주기로 한 177억원과 모회사에 건네기로 한 1,123억원이 한 자리에서 정해졌다.

이사회 전날 나이스정보통신의 시가총액은 2,645억원이었다. 지난해 순이익 452억원의 5.9배다. KIS정보통신이 지난해 낸 순이익은 127억원이다. 그 96.1%를 1,123억원에 샀으니 순이익의 9.2배를 치른 것이다.

시장이 나이스정보통신의 이익을 5.9배로 보던 날 회사는 계열사 이익에 9.2배를 냈다. NICE홀딩스가 적어 온 장부가 855억원보다 268억원 높은 가격이다.

나이스정보통신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KIS정보통신 인수 결의 2,000 4,000 6,000 8,000 2020 2022 2024 2026 3,790 7,430
월봉 종가. 붉은 띠는 자사주 소각과 KIS정보통신 인수를 함께 결의한 6월 2일 이후 구간이다. 사들인 KIS정보통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55억원이다.

회사는 6월 8일 답변에서 "신주 발행이 없는 구주 인수 방식이어서 기존 주주 지분율이 희석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가격은 "외부 독립 평가기관의 상속세·증여세법 평가와 현금흐름할인법(DCF) 등 복수 방식으로 산정했다"고 했다.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는 의결에서 뺐다고 덧붙였다.

인수 효과도 실체가 있다. KIS정보통신은 지난해 매출 2,165억원에 영업이익 155억원을 냈다. 이 영업이익이 붙으면 지난해 553억원이던 연결 영업이익이 4분의 1 넘게 는다.

인수대금 1,123억원은 자체 현금과 차입으로 냈다. 2025년말 유동자산에서 부채를 전부 빼고 남는 돈이 2,179억원이었다. 그 절반이 넘는 돈이 한 번에 빠져나갔다.

6월 30일 차입금은 251억원이다. 2025년말 91억원에서 160억원 늘었다. 이틀 뒤 회사는 주식 대금을 치렀다.

나이스정보통신의 시가총액은 지금 3,367억원이다. 지난해 순이익 452억원에 KIS정보통신 몫 122억원을 더하면 574억원, 시가총액은 그 5.9배다. 이사회 전날과 같은 배수다.

시장은 배수를 그대로 둔 채 이익만 더했다. 인수로 나간 현금 1,123억원은 기업가치에서 빼지 않았다.

1,123억원을 받은 NICE홀딩스는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주당 배당을 해마다 10% 이상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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