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SJG세종, 사라질 배기계로 반년에 작년 한 해 순이익 넘겨

상반기 순이익 722억...주가는 순자산의 30%

리지

SJG세종2분

자동차 뒤 범퍼 아래로 빠져나온 배기관 끝에는 배기음을 줄이는 소음기, 머플러가 달려 있다. 울산 북구 효문동에 본사를 둔 SJG세종은 그 머플러와 엔진이 연료를 태우고 내보내는 배기가스를 정화하는 컨버터를 만들어 현대차와 기아에 납품한다. 이 회사가 2022년 말부터 올해 6월까지 늘린 자본은 2,141억원인데 회사 전체의 시가총액은 1,810억원이다.

SJG세종은 박세종 명예회장이 1976년 6월 세운 자동차 배기계 부품사다. 세운 품목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그대로여서 상반기 매출의 93.6%가 머플러와 컨버터에서 나온다.

배기계는 내연기관에만 달리고 전기차에는 머플러도 컨버터도 없으니 시장은 이 부품이 사라진 뒤를 주가에 먼저 반영했다. 6월 말 주당 순자산은 2만 2,516원인데 주가는 그 30%인 6,690원이다. 현금은 2,173억원으로 시가총액보다 많고 차입금은 2,931억원이다.

실적은 반대로 갔다. SJG세종은 상반기에 연결 매출 1조 94억원을 올려 영업이익 703억원과 순이익 722억원을 남겼고 반년 순이익이 지난해 1년치 687억원을 넘어섰다. 반년 주당순이익 2,663원은 주가 6,690원의 40%다.

하이브리드차에는 배기계가 그대로 달리고 업계는 하이브리드용 배기시스템 단가를 내연기관차용보다 20~30% 높게 본다. 회사는 반기보고서에 "친환경차 시장의 지속적인 확대에 따라 미래성장가치가 높은" 수소전기차·전기차 부품사업을 2020년과 2024년에 더했다고 밝혔다. 그 사업이 들어간 전장부품 등의 상반기 매출은 644억원으로 전체의 6.4%였고 나머지 93.6%는 머플러와 컨버터가 채웠다.

SJG세종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자사주 전량 소각 2,500 5,000 10,000 12,500 2020 2022 2024 2026 5,240 6,690
월봉 종가. 붉은 띠는 자기주식 처분 계획을 거두고 전량 소각을 결정한 6월 말 이후 구간이다. 이 구간에 공시된 상반기 순이익은 722억원으로 지난해 1년치를 넘어섰다.

주가가 낮은 이유가 배기계 하나는 아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 이 회사 매출의 87.2%를 가져갔다. 박세종 명예회장이 1976년 6월 회사를 세울 때 매형인 정세영 명예회장이 현대차를 맡고 있었다. 이 회사의 주문서, 곧 현대차와 기아가 넣는 부품 발주는 완성차 생산계획을 따라 나오는데 현대차는 3분기 파업으로 6만~7만 대를 덜 만들었다.

회사는 6월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자기주식 76만 8,662주를 팔아 임직원 보상과 신사업 재원으로 쓰겠다고 했다. 그러다 주주연대와 만난 뒤 이사회를 열어 전량 소각으로 돌렸다. 소각한 47억원에 지난해 결산 배당 54억원을 더해도 지난해 순이익 687억원의 15%다. 22일 예고한 기업가치제고계획에 배당성향과 소각 규모가 숫자로 적히면 순자산의 30%라는 주가는 근거를 하나 잃는다. 10월 30일에는 2021년 7월 떼어냈던 중앙연구소가 신주 발행 없이 본사로 되돌아오는데 직전 사업연도 이 연구소의 매출은 221억원, 순손실은 19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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