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뒤의 숫자
까뮤이앤씨의 반도체 팹 골조 특수...시장은 왜 시총 900억에 묶었나
상반기 순익 167억원·용인 팹 1,957억원 수주...주가수익비율은 3배 수준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는 기둥과 보, 슬래브를 공장에서 제작한다. 현장에서 조립하는 공법이다. 현장 타설 방식보다 공사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까뮤이앤씨는 PC 공법을 40년 넘게 주력으로 삼아온 중견 건설사다. 1978년 삼환기업이 프랑스 기술을 도입해 설립한 삼환까뮤가 모태다.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물류센터를 시공했다. 그렇게 사업 기반을 다져왔다.
까뮤이앤씨의 과거 실적은 변동이 컸다. 건설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2022년 159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24년에는 적자가 219억원까지 늘어났다. 22년 동안 적자를 낸 해가 여섯 차례에 달했고 일감이 줄 때마다 자본이 줄었다.
2025년 순이익 200억원으로 흑자 전환한 뒤 흐름이 바뀌었다. 2026년 상반기 매출 2,142억원, 영업이익 232억원, 순이익 167억원을 거뒀다. 상반기 순이익만 연간으로 환산해도 334억원에 달하지만 주가는 1,588원, 시가총액은 연환산 순익의 2.8배인 949억원에 머물러 있다. 최근 4개 분기 순이익 287억원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은 3.3배다.
실적 급증의 배경에는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가 있다. 건물 골조를 먼저 짓고 장비를 들이는 "셸 퍼스트(Shell First)" 방식이 확산하면서 PC 공법에 일감이 몰렸고, 까뮤이앤씨는 시공사인 SK에코플랜트가 발주한 SK하이닉스 용인과 청주 공장의 PC 골조 공사를 수주했다. 6월 말 3,742억원이던 수주 잔고에 9월 1일 대형 일감이 추가됐다. 지난해 매출의 65.8%에 이르는 1,957억원 규모의 용인 1기 팹 공사다. 까뮤이앤씨는 16일 182억원을 들여 충북 음성군 감곡면 PC공장과 토지 7만 5,434㎡를 매입했다.
이런 실적에도 시가총액이 900억원대에 머무는 이유는 분명하다. 특정 공정에 편중된 수주 구조 때문이다. 반도체 팹 골조 공사는 기간이 끝나면 마무리되고 수익성이 낮은 일반 건축과 토목 공사에 다시 의존해야 한다. 시장은 과거 두 차례 겪은 대규모 적자처럼 수주가 꺾였을 때의 실적 급락을 경계한다.
지배구조와 안전 위험도 발목을 잡는다. 까뮤이앤씨는 특수관계인 후니드 차입금에 120억원 담보를 섰고 계열사 사모사채에 100억원 지급보증을 제공한 데다, 22일에는 현장 중대재해 지연 공시로 제재를 받았다. 주력 사업의 호조 이면에 계열사 지원과 안전 관리 부담이 여전하다. 시장이 3배 수준의 주가수익비율로 평가한 데는 2028년 5월 용인 반도체 팹 공사가 끝난 뒤 182억원을 들여 늘린 음성 공장을 누구 일감으로 채우겠느냐는 의구심이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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