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BGF리테일, 점포 확장 한계...도시락·PB로 매장당 마진 극대화

4년간 1,950억원에 갇혔던 순이익...상반기 영업이익 34% 급증

리지

BGF리테일2분

Illustration by Gemini

골목길마다 녹색과 보라색 간판을 내건 편의점 CU 점포는 전국 1만 8,000곳을 넘는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가공식품과 도시락, 담배 등을 공급하고 가맹 수수료를 받아 한 해 9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국내 1위 편의점 기업이다.

외형은 꾸준히 커졌지만 내실은 4년간 정체됐다. 2022년 7조 6,158억원이던 연결 매출은 2025년 9조 612억원으로 1조 4,454억원(19.0%) 늘어났다. 반면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순이익은 1,935억원에서 1,953억원으로 18억원(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점포 간 거리 제한으로 신규 출점이 둔화된 데다 인건비와 임차료 상승으로 가맹점 상생 지원금이 늘면서 본사 판매관리비 부담이 커졌다. 매출 확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였다.

시장의 평가는 차가웠다. 2019년 4월 23만 6,500원이던 주가는 줄곧 하락해 2024년 12월 9만 8,000원까지 떨어졌다. 5년여 만에 주가는 58% 하락했다. 골목마다 들어찬 편의점이 성장의 한계에 부딪히고 출점으로 외형을 키우던 방식이 한계에 달했다는 우려 속에 시가총액은 1조 7,000억원 선까지 밀렸다. 연간 1,950억원 안팎에 머문 순이익은 편의점 사업의 상한선으로 굳어지는 분위기였다.

2026년 상반기에 실적 흐름이 바뀌었다. 1분기 영업이익이 38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8.6% 늘어났고 2분기에도 849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1,230억원으로 전년 동기 920억원보다 33.7% 증가했고 상반기 순이익 역시 861억원으로 30.1% 늘었다. BGF리테일은 4년간 이어지던 1,950억원대 순이익 정체 국면을 벗어났다.

상품 구성의 변화가 이익을 끌어올렸다. 외식 물가가 급등하면서 직장인들이 식당 대신 편의점을 찾았고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CU 매장의 모바일 식권 결제액은 지난해 1~8월보다 62.1% 늘어났다. 삼각김밥과 도시락, 마진율이 높은 즉석식품과 자체 브랜드(PB) 상품 비중이 커지면서 고객 1인당 구매액이 올랐고 30평 이상의 중대형 매장으로 전환해 장보기 수요를 흡수한 점도 점포당 수익성을 높였다.

BGF리테일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실적 반등과 주가 회복 50,000 100,000 200,000 250,000 2020 2022 2024 2026 205,500 132,900
월봉 종가. 옅은 띠는 이익 정체를 벗어나 상반기 영업이익이 33.7% 증가한 구간이다.

물류 인프라에도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 BGF리테일은 16일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 2,600억원을 투입한 부산 물류센터를 준공했다. 연면적 12만 8,073㎡로 편의점 업계 최대 규모인 이 거점을 영남권 CU 물류 기지이자 부산신항과 연계한 글로벌 수출입 허브로 육성한다. 물류 자동화 설비를 갖춰 비용을 줄이고 해외 매장으로의 상품 공급망도 다진다는 계획이다.

현재 주가는 13만 3,100원, 시가총액은 2조 3,005억원이다. 2024년 말 저점에서 36% 오르며 주가수익비율은 11.8배에 이른다. 주가에는 4년간 갇혀 있던 순이익 1,950억원의 정체를 넘어 연간 2,000억원대 중반의 순이익을 달성한다는 기대가 반영돼 있다. 점포를 더 늘리지 못해도 점포당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전제가 흔들리면 주가는 다시 9만원대 저점을 시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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