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경제학

주가 뒤의 숫자

이크레더블, 원재료 0원에 이익률 53%...협력사 갱신료로 채운 배당

매출 69%가 협력업체 인증 수수료...순이익 대부분 배당으로 피치에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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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크레더블2분

Illustration by Gemini

중소기업이 대기업 공급망에 진입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가 있다. 주요 대기업이 협력업체 등록 때 요구하는 전자신용인증서는 해마다 새로 발급받아야 하고 수수료도 든다. 이크레더블은 700여 개 원청 대기업과 10만여 개 협력업체 사이에서 이 문서를 발급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공장 설비도 없고 원재료비는 0원이다. 본사 직원 214명의 급여와 전산망 운영비가 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올해 상반기 매출 318억원 가운데 219억원(69%)이 협력업체 평가인 전자신용인증에서 나왔다. 대기업들이 12월 결산 법인의 재무제표를 받아 협력업체 등록 심사를 진행하는 2분기 석 달에 연간 영업이익 대부분이 집중된다. 올해 2분기에도 매출 230억원, 영업이익 123억원을 올려 50%대인 영업이익률 53%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실적은 납품하는 협력업체의 경영 성패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다. 제조업 경기 둔화로 협력업체 이익이 줄어도 대기업 납품을 포기하지 않는 한 1년 갱신 수수료는 빠짐없이 들어온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협력업체는 매년 신용인증보고서를 갱신해야" 대기업 협력업체 지위를 유지할 수 있어 회사의 매출은 협력업체의 실적 부침과 상관없이 이들의 납품 자격 유지 비용에서 나온다.

설비 투자나 연구개발에 돈이 들지 않아 남은 이익이 현금으로 쌓이는 구조에서 이크레더블은 부채비율 23%의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며 벌어들인 순이익 대부분을 주주에게 환원했다. 2024년 결산에서 1주당 1,590원을 배당해 191억원을 풀고 2025년 결산에서도 주당 850원씩 총 102억원을 지급하면서 자기자본은 2022년 말 462억원에서 2025년 말 427억원으로 줄었다.

이크레더블 주가 (단위=원, 월봉 종가) 10,000 20,000 25,000 2020 2022 2024 2026 17,100 14,200
월봉 종가. 붉은 점이 최근 가격이다.

배당금은 지분 67.8%를 쥔 모회사 한국기업평가로 가장 많이 들어가며, 한국기업평가의 최대주주는 73.6%의 지분을 가진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Fitch Ratings)다. 한국 중소 협력업체들이 대기업 납품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낸 인증 수수료가 배당을 거쳐 글로벌 신용평가 그룹의 수익으로 이어진다.

주가 14,200원과 시가총액 1,710억원에는 이크레더블의 견고한 수수료 수취 구조가 유지된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장부상 자본의 네 배에 달하는 주가순자산비율(PBR 4.0배)은 대기업 등록 창구라는 배타적 지위에 부여된 시장의 평가다. 다만 대기업들이 자체 공급망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문턱을 낮추면 이 높은 이익률은 유지되기 어렵다. 공공 조달처럼 수수료 상한이 정해져도 마찬가지다. 제도가 보장한 진입장벽 안에서만 이크레더블의 100억원대 배당도 유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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